지난 20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카스 블루 플레이 그라운드 페스티벌’이 개최됐다.

지난해 첫 행사 때 약 3만 명 이상이 몰렸고, 올해도 일찌감치 티켓이 매진될 만큼 성황을 이뤘다. 세계적인 뮤지션과 국내 최정상 EDM·힙합 아티스트들을 총출동시키는 화려한 라인업 등으로 젊은 층들의 이목을 끌었다.

하지만 페스티벌의 실상은 질서 하나 없는 혼란과 지저분함 그 자체였다. 운동장 앞은 티켓 교환을 하려는 사람들로 줄이 가늠되지 않을 만큼 길었다. 행사장에 들어가기까지 2~3시간은 기다리는 것이 기본이었다. 입장을 위한 가이드가 터무니없이 부족해 새치기가 난무하고, 기다림에 지쳐 예매한 푯값을 포기하고 돌아간 사람들도 많았다. 급기야 길게 서 있는 줄과는 상관없이 표를 나눠 주다 항의가 빗발치기도 했다. 나중에는 티켓 확인조차 하지 않고 신분증만 있으면 무작위로 입장을 시켜 예매하고 오랜 기다림 끝에 입장한 사람들은 바보 취급을 당했다.

긴 기다림 끝에 입장을 했다 해도 이미 너무 많은 사람들 때문에 이동이 힘들 정도였다. 맥주 판매 부스 등이 턱없이 부족해서 구매하기까지 20~30분은 걸렸으며, 쓰레기통 등 시설 설치도 미비해 곳곳에 당연한 듯 쓰레기가 널려 있었다.

카스 블루 플레이 그라운드 페스티벌은 대기업 주류업체인 OB라거가 주최해 기대가 컸다. 행사 주최 측은 사전 홍보에서 "카스 블루 플레이 그라운드에서 모든 걱정을 멈추고 재충전할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행사를 다녀온 사람들에게 피로감만 더해 광고가 무색해졌다. 26일 인천 송도에서도 맥주축제가 개최된다. 막바지 여름밤 추억이 아닌 실망만 안겨 주는 행사가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이선미 시민기자 smd3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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