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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실 대한결핵협회 인천지부장
학생, 학부모 그리고 지역교육을 위해 마련한 정책이 오히려 교육 수요자에게 고통을 주는 사례가 적지 않다. 좀 더 많은 약자 교육 수요자에게 혜택을 주겠다는 이념이나 성향에 따른 의욕이 앞서 성급하게 정책이나 시책을 시행하다 보면 부작용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예견하거나 적지 않은 파장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무조건 바꾸겠다는 계산된 정책이나 시책이 가져올 또 다른 후폭풍을 감당하지 못하고 눈앞에 벌어진 정치적 공세를 모면하거나 그래도 애썼다는 생색내기를 위해 또 다른 해프닝식 정책을 내놓기도 한다.

 이념과 한쪽으로 치우친 교육 성향이 지향하는 교육 방향에 집착해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을 남발하는 일도 있다. 타 시·도에서 진보교육감이 단합해 시행하다 학력 하락 등으로 교육현장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전교조 혁신학교를 이름을 바꿔 행복 나눔 학교로 포장해 단위학교별 선택 시행하도록 예산과 지원이 뒤따르는 보이지 않는 강요(?)는 교육 주체에게 많은 고민을 하게 한다.

 이론과 현실의 괴리가 부작용을 키운 정책도 적지 않다. 학생 인권 보호 및 학교 규칙 개정에 따른 두발, 복장 등 용모 규칙에서 학생 두발, 복장 등 용모에 관한 사항은 학생들의 의견을 최대 수렴하고 인격을 존중해 자율에 맡긴다고 해 현재 초등학교 고학년에서부터 고등학교 여학생들의 교복 고쳐 입기와 진한 원색 화장에서는 학부모도 어쩔 수 없고 더욱이 학교에서 선생님의 생활지도는 불가능 상태가 됐다. 만나는 학부모가 어린 딸아이의 방 책상 위엔 책보다 화장품이 더 많다고 한다. 색색의 매니큐어와 립틴트는 물론이고 다양한 색상의 아이섀도까지 엄마보다 더 많은 화장품이 있다고 한다. 아침에 일어나서 화장부터 하고 하루 일과를 시작하고, 어쩌다 동네 편의점에도 화장하지 않고는 안 간다고 한다. 청소년기 아직 어린 피부와 두발이 화장이나 염색이 좋지 않지만 그걸 막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10대에 피부는 연약하고 피부에 유해한 성분이 있을 수 있으며 더욱이 더 나이 들어 피부 문제가 있을 수 있고 더욱이 한참 공부할 중요한 시기에 자제하기를 말할 수조차 없으며 어차피 말려도 바를 거라면 차라리 부모로서 비교육적이지만 안전하고 값비싼 화장품을 사줄 수밖에 없다고 한다. 어쩌면 모두가 행복해야 하는 학교에서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불편함은 쓰는 화장품 차이에서 있을 수밖에 없고 쓰는 값비싼 화장품의 유행에 힘겨워하는 저소득층과 소외계층 학부모가 있을 수밖에 없다.

 선의와 명분만으로 교육정책의 실효성을 확보할 수 없다. 학부모들은 자녀를 보다 원하는 대학과 학과 진학을 위해 교육환경이 보다 좋은 교육지구에서 잘 가르치는 사교육에 자녀를 보내려 한다. 학력으로 자녀의 미래가 확실해지고 부모에게 자녀 교육에서 만족을 얻기 위해 가정을 떠나 자녀를 외국에 유학을 보내거나 유명 기숙학교에 보기도 한다. 맞벌이 부부가 직장에 벌써 가버린 아침 9시에 학생이 등교하도록 행정지도하고 오후 일찍 교문을 닫아야 교육이 편안한 교육현장에서 학생 건강을 위한다는 선의와 명분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까?

 학부모와 학생에게 안기는 교육 고통의 근본 원인을 파악하고 학습 원리와 교육시장 원리에 입각한 치밀한 분석이 뒤따라야 한다. 한데 교육 포퓰리즘과 이념에 따라 접근하다 보면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

 교육현장에서 학부모와 학생을 관찰하고 교육에 대한 지역주민의 바람에 귀 기울여 교육에서 현실적 대안인 학력에 접근해야 한다. 교육정책은 획일적으로 시행하는 조급성에서 벗어나고 정착 과정을 면밀히 지켜보며 학교급별(초·중·고등별), 남녀성별 그리고 지역별로 정교하게 바로잡아 가는 애프터서비스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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