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5차 핵실험을 선전포고로 간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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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5차 핵실험을 선전포고로 간주해야
장순휘 정치학 박사/청운대 교수
  • 기호일보
  • 승인 2016.09.21
  •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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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순휘 정치학 박사

지난 9일 오전 9시 30분에 북한은 정권수립일을 기념한 듯 핵실험이라는 불장난을 또 저질렀다. 북한의 발표에 따르면 이번 핵실험에서 핵탄두를 실험하고, 대량생산 표준화를 확정했고, 핵물질 이용 능력을 제고해 궁극적으로 핵무장의 완결을 국제사회에 선언한 것이다.

이제 우리의 적은 절대 우위의 무기체계를 갖추고 2013년 ‘정전협정 백지화’를 선언한 연장선상에서 선전포고나 다름없는 전쟁 행위로 간주하는 것이 타당하다. 이 지경이 돼서야 한반도 비핵화를 소망하며 북핵 6자회담에 매달렸던 13년간의 시간이 헛수고였음을 알게 됐다는 것도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오늘날 남북은 북핵문제로 인해 ‘신냉전 시대’가 시작됐다고 예단할 수도 있다. 2000년대 들어서 ‘대국굴기(大國굴起)’를 국가 목표로 급부상하는 G2 중국이 ‘반미 전선’을 형성해 사회주의 진영을 이끌어가려는 패권추구를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의 눈엣가시인 북한을 적절히 통제해 중국 중심의 진영을 구축하고, 미국의 대중국 봉쇄 전략을 깨면서 동북아의 패권을 잡고, 서태평양을 장악하려는 국가전략이다. 따라서 중국은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 UN안보리 제재에는 동참하지만 국가적으로는 북한에 대해 방관과 묵인을 해온 것이다. 이러한 중국의 이중(二重)전략이 미국의 고립화전략과 충돌하면서 생겨난 이념적 진영 갈등이 바로 신냉전이라고 할 것이다. 북한과 한국은 G2 신냉전의 갈등 구조에 이미 들어가 있는 것이 불가피한 현실이니 총성없는 제2차 냉전을 하고 있는 것이다.

소위 북핵 6자회담이 2003년 출범한 이래 무슨 역할을 했는가? 유명무실한 회담으로 시간만 낭비하고 북한에게 핵개발의 기회를 제공한 결과를 나타났다. 특히 의장국의 책무를 위임받은 중국은 ‘직무유기죄’를 저지른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중국의 만만디(漫漫的) 책략에 6자 회담은 회담과 휴회를 반복하면서 결국 한국, 미국, 일본이 속은 것으로 신냉전의 전초전은 중국과 북한의 판정승이라 할 것이다. 중국은 사회주의 가치와 국익을 위해서 미국, 한국, 일본에 대항할 수 있는 순망치한(脣亡齒寒)의 북한이 핵개발을 하는 불법행위를 제재하는 척하면서 묵과하고 동조한 것이니 더 이상 중국에 대한 막연한 기대는 금물이다.

이제 북핵문제의 해법으로 여러가지 시나리오가 언론상에 난무하고 있다. 우선적으로 북핵 대응책으로 ‘핵 대 핵’전략으로 대응하자는 강경론이 나오고 있다. 이것은 현 국제사회의 시스템상 불가하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화풀이에 불과하다. 우리나라는 한반도 비핵화를 선언했고, NPT(비핵확산금지조약)에 가입했으며, 한미 원자력행정협정으로 핵개발이 제한된다. 핵자원관리와 관련해서 국제사회의 통제하에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당장 핵무장론은 분노한 민심에 위로는 되지만 국제 핵질서와 한미동맹의 기저를 흔드는 일로 국익안보에 득(得)보다 실(失)이 많다. 즉 핵무장론은 팍스아메리카(Pax Americana)를 주도하는 미국의 전략과 충돌하는 무리수가 발생하고, 북한이 노리는 한미동맹의 분열로 이어지는 무리한 대응책이다.

그러나 우리가 고려할 수 있는 대응책으로 첫째, 북핵으로 무효화된 한반도 비핵화를 폐기 선언하고 주한미군의 전술핵 배치를 자위적 조치 차원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전술핵은 북핵 억제력에 가장 직접적이고 효과적 대응이다.

둘째, 북한을 핵 트랩(trap)에 빠뜨려 핵문제의 책임론에서 정신을 못차리도록 전방위 공세를 취하면서 정권 붕괴(regime change)를 염두에 둔 체제 흔들기의 기회로 이용해야 한다. 이제 북한인권법과 근거해 북한 주민을 직접 상대로 과감한 대북심리정보전을 통해 주민봉기도 유도해야 한다.

셋째, 국제사회에 북한 책임론을 부각시켜 강온 양면전략의 각종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 UN과 구체적인 제재를 공조해 북한을 고립시키고 북한정권의 대내외적인 사회 기능을 마비시켜야 한다. 우리 내부적으로는 사드 문제에 대한 국론 분열을 조기에 종식해서 국민적 단합과 한미동맹의 견고함을 보여줘야 한다. 북한 5차 핵실험 도발도 어떤 관점에서 우리의 극심한 사드 분열이 빌미를 제공한 점이 없지 않다. 국가안보가 핵무기로 공갈협박당하는 비상시국에 국민적 단결이 요구되는 중차대한 국면임을 알아야 한다. 북한의 5차 핵실험은 단순한 무기개발이 아니라 대한민국에 대한 공개적 선전포고라고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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