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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석승 동북아교육문화진흥원장
북한의 5차 핵실험(9.9)은 자유와 평화를 지향하는 전 세계인들의 공분(公憤)을 자아내고 있으며, ‘핵 없는 세계’의 건설을 도모해 왔던 국제사회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이런 핵실험 감행에 대해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을 포함해 전 세계 100여 개국 및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국제원자력기구, 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 준비위원회 등 10여 개 국제기구에서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으며, 유엔에서도 보다 강도 높은 대북제재 결의안을 도출하기 위한 협의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특히 미국 뉴욕(9.18)에서는 우리나라의 윤병세 외교장관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 ‘존 케리’ 미 국무장관 등이 만나 ‘북한의 무모한 도발행위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강도 높은 조치와 대책’들을 협의했으며, 이 자리에서 10년 만에 처음으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 회담 이전에 개최된 제10차 ‘한미 통합국방협의체’ 회의(9.12∼13)에서도 한-미 국방부에서는 북한의 5차 핵실험을 가장 강력한 어조로 규탄하면서 북한이 모든 핵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식으로 포기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이 회의에서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서 한미동맹의 방어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종말단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의 조기 배치 방안을 논의하면서, 이 ‘사드’는 순수한 자위적 수단으로서 한국의 안보를 보장하고 대한민국 국민과 한미동맹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임을 재확인했다.

 또한 한국과 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 간에도 북한의 5차 핵실험과 관련한 공동 기자회견(9.13)에서도 "한미 양국은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응해 일본, 호주, EU 등 우방국과 함께 유엔 안보리 조치, 독자제재, 글로벌 차원의 압박 등을 통한 전방위적 대북 고삐를 조이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북한에 대해 보다 신속하고 강력한 국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발표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은 "북한의 5차 핵실험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명백하게 위반한 것이자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난하면서 "새로운 유엔 안보리의 제재결의를 채택해 북한에 더욱 엄격한 조치를 취함으로써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막아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런가 하면 중국 정부에서는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감행하자, 그 이튿날인 10일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를 초치(招致)해 핵실험과 관련해 강력하게 항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중국 내 ‘웨이보와 위챗’ 등 소셜네트워크에서는 많은 네티즌들이 북조선의 김정은을 ‘진싼팡’ 즉 ‘뚱보 3세 미치광이’로 규정하면서 "북한이 핵으로 우리나라에 극도의 위협을 가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정부는 반드시 강력한 반격 조치를 함으로써 중화민족의 이익을 보호해야 한다"고 소리를 높이고 있으며, 많은 누리꾼들도 ‘북한의 거듭된 핵실험에 대한 한국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에 공감하면서 중국이 이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반응까지 보이고 있다. 여기에 가세해 러시아의 외무부에서도 북한의 5차 핵실험 소식이 전해지자 "이는 국제법 규정과 국제사회 여론을 보란 듯이 무시하는 도발행위로 단호한 비난을 받아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결국 북한으로서는 이 번 핵실험을 통해 이 지구상에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중국과 러시아’ 두 국가로부터도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훨씬 큰 후과’만을 받아 안은 셈으로, 김정은이 자신의 선대 수령인 김일성-김정일의 유지를 받들어 ‘핵보유국’임을 애써 과시하기 위해 자행한 이번 핵실험은 가뜩이나 어려운 북한경제는 물론이고 국제사회에서 어느 국가 하나 지지하고 성원해 줄 수 없는 ‘외톨이’로 외면받게 되는, 또 하나의 지울 수 없는 실책을 저질렀다고 볼 수가 있겠다. 이 때문에 김정은은 스스로 국제사회에서 독불장군(獨不將軍)과 같은 처량한 신세로 전락하고, 자칫하면 정권의 존립마저도 위태롭게 될 백척간두의 입장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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