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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은성 안성시장
유난히 더운 여름이었다. 정부에서는 사상 최초로 누진제에 대한 세액을 감면하며 민심을 달래기에 바빴다. 뜨거운 저녁에는 올림픽을 보며 더 뜨거운 열기로 더위를 달랬고 여름을 견딘 황금 들녘을 보고 한숨을 돌렸다. 그리고 어느 새 1년의 노고를 위로해 줄 ‘안성맞춤 남사당바우덕이축제’(9.29~10.3)는 코앞에 와 있다.

올해로 16번째를 맞이한 안성맞춤 남사당바우덕이축제는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대한민국 대표 유망 관광 축제’로 선정됐고, ‘3년 연속 경기도 10대 축제 선정’에 ‘대한민국 축제콘텐츠대상 축제 예술 부문 대상 수상’ 등 명실공히 대한민국 대표 ‘전통문화축제’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안성맞춤 남사당바우덕이축제는 여성 최초 남사당패의 리더였던 꼭두쇠 ‘바우덕이’의 예술혼을 기리고 안성이 총본산이었던 남사당의 전통을 계승하기 위해 2001년부터 시작됐다. 바우덕이축제의 볼거리는 많지만 그 중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길놀이’이다. 안성시민들이 저마다 기획을 잡고 연출을 해, 줄을 맞추고 마음을 맞춰 가두 퍼레이드를 하는 길놀이에는 포도나무 분장에서 고싸움까지 다양한 모습을 만날 수 있다. 길놀이에는 공연의 주체와 객체에 대한 구분이 없다. 봉산로터리에서 내혜홀 광장까지 퍼레이드가 이어지며, 바우덕이 축제를 자축하고 축제 전야의 흥겨움을 만끽한다. 길놀이 이후에는 각 읍면동별 소개와 간단한 음악회가 준비되는 게 전부이지만, 그것을 통해 얻는 결속력과 신명, 그리고 하나 되는 일치감은 느껴 보지 않은 이는 알 수 없을 정도로 벅차다.

바우덕이축제가 가을에 열리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예로부터 농사가 끝나고 곡식을 거둔 가을에는 농사의 결실을 자연의 고마움으로 돌리고, 함께 나누는 의식을 거행했다. 그것은 인간 한계에 대한 겸허한 받아들임과 자연과 신에 대한 숭고한 믿음에서 시작됐다. 그래서 제사, 축제, 놀이는 서로 닮아 있다. 그리고 여기에 바우덕이가 갖는 문화적 상징과 가치가 더해져, 안성맞춤 남사당바우덕이축제가 탄생했다.

올해 안성 남사당바우덕이축제는 지난해보다 더 업그레이드됐다. 먼저 기본에 더 힘을 실었다. 전통문화축제답게 한국전통공연 콘텐츠를 확충했다. 솟대쟁이 놀이, 동두천 시립문화예술단, 이천 거북놀이, 함안 화천 농악 등 수준 높은 전통 공연을 강화했다. 여기에 남사당놀이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줄타기를 관객들이 가장 비슷한 조건에서 체험해 볼 수 있도록 줄타기 ‘어름산이 체험’과 ‘VR가상 줄타기체험’ 등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준비했다. 특히, 관람객들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콘서트의 안전 펜스를 확대하고 전 관람석 차양막을 설치하며 지난해 대비 주차공간을 확충했다. 확대되는 관객 서비스는 지난해 축제 만족도에 대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철저하게 수요자에 대한 피드백을 통해 보강됐다.

축제가 열리는 안성맞춤랜드는 약 34만4천514㎡ 규모의 거대 놀이터로 캠핑장과 천문과학관, 공예문화센터, 사계절썰매장 등이 구비돼 축제와 함께 교육적인 체험을 원하는 가족 단위의 관람객에게는 그만이다.

바우덕이축제는 더 이상 경기도의 축제가 아니다. 대한민국 대표 축제이다. 대한민국 축제의 정통성을 지켜내야 하는 의무와 책임을 갖게 됐다. 세계의 유명한 축제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가 그 지역의 고유성에 인류 보편의 정서를 녹여 넣었다는 데에서 찾을 수 있다. 해학과 풍자의 남사당 정신은 전세계 인류와 함께 나눌 수 있는 보편타당한 감정임에 틀림없다.

더 덥고 더 추워진 계절 사이로 가을이 짧아졌다. 가고 싶은 곳도 많고 하고 싶은 일도 많다. 망설이는 사이, 계절은 쏜살같이 사라진다. 이 가을날의 후회 없는 유희, ‘2016 안성맞춤 남사당바우덕이축제’에 여러분을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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