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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혁진 전 인천안산초교장
우리는 이 세상에 살아가면서 행복을 원하지 불행을 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톨스토이는 행복의 추구가 인생의 길이라 했다. 행복은 살아가는 동안 노력의 대가로 얻는 보람에서 찾아야 한다. 이러한 행복은 서로 사랑하고 이해하는 가운데 우정의 씨앗을 얻는 긍정적인 마음에서 나오며, 그 행복은 바로 나 자신의 마음속에 달려 있다고 보겠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는 말이 있다. 불교(佛敎) 화엄경(華嚴經)의 중심사상(中心思想)으로 일체의 모든 것은 오로지 마음이 지어내는 것이라는 말에서 유래된다. 이 말은 신라의 고승 원효대사(元曉大師)의 일화로 많이 알려져 있다. 원효대사가 불법(佛法)을 공부하기 위해 당(唐)나라로 유학을 가는 길에 날이 저물어 동굴에서 자다가 목이 말라 잠결에 물을 찾아 마셨다. 다음 날 일어나보니 그곳은 동굴이 아니라 무덤이었고, 잠결에 달게 마셨던 물은 그 무덤의 해골바가지에 고인 물이었다. 그 사실에 원효대사는 우리가 인식하는 모든 것은 마음이 문제라는 것을 크게 깨닫고 불법을 찾아 머나 먼 당나라까지 갈 필요가 없다고 다시 돌아왔다는 이야기다.

우리는 일상의 생활에서 행복하다면 행복해지며,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할 수 있게 되고, 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 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생각이 항상 좋은 생각을 하고 있느냐가 문제이다. 사람의 마음과 감정은 수시로 변화한다. 나에게 접근하는 사람에 따라서 피하고 싶거나,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 사람의 감정은 나를 중심으로 생각하고 판단한다. 일의 능력과 효율에 따라 사람의 마음이 수시로 변하는 성격 여하에 따라 변하기 때문에 사실상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사람의 주체는 바로 자신이기 때문이다.

인생에 정답은 없다는 말은 일체유심조라는 어원에서 나온 말 같다. 나의 약점은 보완하고 강점은 잘 살리면서 조화롭게 살아가는 것이 행복의 지름길인 것 같다. 모리스의 작품 ‘파랑새’도 원효대사의 일화와 비슷한 맥락이다. 행복을 상징하는 파랑새를 찾아 먼 길을 나섰지만, 파랑새는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운 집 안에 있었다는 이야기다. 우리는 평소에 친구를 격려할 때 많이 쓰는 "마음 좀 편하게 가져"라고 하는 말 역시 비슷한 맥락이다. 일상생활을 하면서 같은 문제를 두고 마음 편하게 잘 지내는 사람도 있고, 안절부절못하는 사람도 있다. 또한, 마음은 편하게 하지만 열심히 해결해 나가는 사람도 있고, 안절부절못하지만 불편한 마음 때문에 정작 아무 것도 해결 못 하는 사람도 있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의 문제는 자신의 빈 곳을 더 채우려는 과욕에서 나오는 문제와 같다고 본다. 어느 마을에 마음씨 착하고 부지런한 농부가 무를 심었더니 커다랗고 맛 좋은 무를 많이 수확했다. 농부는 고을을 잘 다스려 주신 원님 덕분이라고 생각하고 수확한 무 중 가장 크고 잘 생긴 것을 원님께 바쳤다. 원님은 농부의 진실 된 마음을 알고 큰 황소 한 마리를 농부에게 줬다. 이 소문을 알게 된 욕심쟁이는 간사한 마음으로 착한 농부가 무를 바쳐 큰 황소를 얻었으니, 황소를 바치면 더 귀한 것을 받을 것으로 생각했다. 황소를 받은 원님은 그 보답으로 무엇을 줄까 고민하다가 착한 농부가 가져다 준 무를 욕심쟁이에게 줘 허탈해 했다는 이야기다. 우리는 일확천금을 바라는 과욕을 부리지 말고 자신이 하는 일에 꾸준히 노력하며 행복하게 살아가야 한다.

군자는 두루 사랑하고 편당을 짓지 아니하며 과욕을 버리라 했다. 행복한 삶은 나 자신의 마음속에 달려 있다. 내일 종말이 올지라도 나는 오늘도 한 그루의 나무를 심겠다는 마음으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일이다. 우리는 생활에서 물질적, 하고자 하는 과업, 무리한 운동과 여행 등 과욕(過慾)은 몸과 마음에 상처를 초래할 수 있다. 착한 농부의 바르고 순수한 마음처럼 감사하는 태도로 인생을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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