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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석승 동북아교육문화진흥원 원장
지난 1일 박대통령은 ‘국군의 날’ 기념사에서 ‘북한 군인과 주민 여러분’을 대상으로 "언제든 대한민국의 자유로운 터전으로 오시라"라는 제안을 했다. 아마도 군통수권자로서 구체적 정보를 근거로 탈북 권유를 했을 것이나, 이에 대한 야당 및 진보진영에서는 해석이 분분하게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4일 여의도 및 영등포역 광장 등지에서는 북한체제를 찬양하고 한미동맹을 비방하는 내용의 전단지가 뿌려졌으며, 오는 중순에는 영국 항공기들이 일본 항공자위대와 연합훈련을 할 예정으로 있다. 그런가 하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는 유엔 결의를 지속적으로 위반하고 있는 북한에 대해 보다 의미 있는 추가 제재를 하기 위한 협의가 매우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또한 미국을 비롯한 각 개별 국가에서도 종전과 같이 비단 경제적 차원에서의 제재뿐만 아니라 정치, 외교적 차원에서의 강경한 대응책 마련 등을 통해 북한을 전방위로 압박하려는 조치들이 하나둘 잇따라 취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가뜩이나 어려운 북한 경제는 점점 내리막길로 치닫고 있으며, 자칫하면 고사위기에 봉착할 만큼 무능한 독재자 김정은의 국제정치적 위상은 처량한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이 밖에도 유럽 최대의 강국인 독일은 북한의 핵실험 등 반평화행위에 대한 대응조치로 북한의 손발을 묶는 비자제한을 검토하고 있으며, 심지어 몽골이나 웬남, 우간다 등 친북 국가에서조차 북한 선박의 등록취소, 단천상업은행 대표 추방, 무기 거래와 군사 협력 단절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렇듯 국제사회의 이런 여러 조치들은 북한이 시대착오적인 망상에 사로잡혀 추가 핵실험을 하거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등 무모한 반평화적 도발 행위를 할 경우, 국제사회의 단합된 힘으로 응징해 정권 자체가 존속치 못하도록 하겠다는 강력한 응징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북한은 원산에서 ‘에어쇼’(9.24)를 여는가 하면 김일성종합대학 및 김책공업대학 창립 기념일(10.1)을 맞이하여 중앙보고대회 등 각종 경축행사를 여는 등 그들 표현대로 한다면 ‘아닌보살’ 하면서 오는 10일로 예정된 당창건 기념일 준비에 매우 부산한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북한의 권력층과 주민을 분리하는 대북정책’을 공개적으로 추진하는 가운데 유엔 등 국제사회와 공조해 세계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데, 왜 그 직접적 당사자인 북한은 이토록 ‘별다른 반응’을 나타내지 않는 것일까? 거의 모든 자원을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인민들의 행복한 생활을 헌신짝 버리듯 내팽개치고 있는 북한 당국은 과연 이렇듯 일파만파로 퍼져가고 있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응징 움직임, 자칫하면 고사(枯死) 위기까지 초래할 사태의 심각성과 위험을 전혀 감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인가? 아니, 내심으로는 분명히 불안해 하며 초조해 하고 있을 것이나, 3대 세습 권력자 김정은의 ‘공포정치의 그늘’에 안주(安住)하고 있는 권력실세들은 그 누구보다 ‘직언(直言)의 위험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앞에 나서지 않을 뿐이다. 그들은 내심으로 한동안 견지해 왔던 미국의 ‘전략적 인내정책’이 한계를 드러내 머지 않아 ‘예방 타격 및 선제 공격’으로 현재화될 것임을 두려워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늦었다고 생각할 때 시작하는 것보다 빠른 것이 없다’는 말처럼 지금이라도 현실을 직시하고 김정은에게 충언(忠言)을 하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에 있다고 보인다. 바로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북한으로서는 더 이상 주저하거나 망설이지 말고 국제사회의 흐름이자 시대적 요청인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의 개발을 과감하게 포기하고 ‘세계 모든 국가와 함께 번영해 나가는 정상국가’로 환원하는 길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고 지금처럼 ‘핵과 중장거리 미사일을 가지고 장난을 치는 막가파식 행동’을 계속한다면 국제사회의 군사적인 응징 조치까지 스스로 불러 일으켜, 정권 자체가 궤멸되는 비참한 운명을 맞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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