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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병건 인천시의회 운영위원장
인천 아시안게임을 치르기 위해 시비 1조2천억 원이 넘게 투입된 서구 주경기장을 비롯해 9개의 신설경기장의 크고 작은 하자와 소송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인천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인천시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9월 현재 9개 신설 경기장의 하자는 총 231건으로, 이 중 74%(170건)가 보수 완료됐으나 아직 26% 정도인 61건(주경기장 26, 계양 3, 남동 13, 십정 3, 문학 7, 송림 2, 강화 3, 옥련 4)은 처리되지 않고 있다.

 경기장별 하자현황은 주경기장이 106건의 하자가 발생해 80건을 조치 완료한 반면, 남동경기장은 16건의 하자 중 완료된 것은 단 3건뿐으로 아직 13건의 하자가 처리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있다. 이와 관련, 주경기장과 남동경기장은 하자보수 지연으로 시공사 및 관련업체에게 벌점을 부과하기도 했다. 이러한 하자 발생으로 인한 가장 문제는 시민들의 불편과 비용이다. AG가 종료됨에 따라 인천시는 시민편익 증진을 위해 경기장별 특색에 맞는 사후 활용 방안을 연구·모색해 활성화 계획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매년 지속되는 누수 및 균열 등의 하자로 인해 시민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으며 이로 인한 불편과 불만은 점차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까지는 하자담보 책임기간 중이어서 대부분의 시설물은 시공사를 통해 보수공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별도의 시 예산이 소요되지는 않을 수 있다. 하지만, 하자담보 책임기간이 지나면 시민의 돈으로 모든 보수공사를 추진해야 한다. 아직 인천시의 신설경기장 사후 활용에 따른 수익구조가 적자인 상황에서 신설경기장의 관리비용으로 매년 130억 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 현실을 고려하면 하자보수 예산이 시 재정에 큰 부담으로 작용될 수밖에 없다. 또 다른 문제는 경기장이 준공된 지 2년 이상 됐지만 아직도 공사대금 청구 소송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2012년부터 제기된 소송이 올해만 벌써 2건이나 발생했다. 현재 신설경기장 관련 소송은 모두 추가 공사비 증액 소송으로, 주경기장을 비롯해 4개 경기장에 대해 5건의 소송이 발생했으며 2건은 종료되고 아직 3건이 진행 중에 있다.

 종결된 2건의 소송 판결금으로 약 81억을 시공사에게 지급했으며, 진행 중인 소송(3건)의 소송물가액이 약 60억 정도여서 향후 소송으로 수십억 원의 예산이 추가 지출이 예상돼 이 역시 재정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지금 중요한 것은 신설경기장에 대한 현실을 직시하고 합리적 분석과 통찰을 통해 잘못된 것은 바로잡고 시 재정적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경기장에 발생한 하자를 조속히 보수 처리하는 것이다. 하자담보 책임기간이 종료되기 전에 9개 신설경기장의 하자발생 현황을 철저하게 전수 조사, 발생된 하자뿐만이 아니라 동일 유형의 지속적으로 발생된 하자는 부실공사 여부를 검증·조치하고, 하자발생에 따른 시민 불편과 시 재정적 손해가 최소화되도록 조기에 신속한 조치를 완료해야 한다. 또한 진행 중인 소송 역시 이미 종결된 유사소송 사례를 기반으로 체계적인 대응전략을 마련해 추가 공사비로 지출되는 예산을 줄이는 노력에 집중해야 한다.

 인천시는 신설경기장에 수익시설 유치 등 세입 증대를 위한 사후 활용방안 병행 추진과는 별도로, 신설경기장에 발생한 하자에 대해 조속한 보수조치와 관련 소송의 체계적 대응으로 시 예산 낭비 방지 노력에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비록 지금 인천이 2002년 아시안게임을 치른 부산과 같이 신설경기장 운영에 대한 어려움과 시행착오를 겪고 있지만, 향후 부산과는 다른 인천만의 성공적인 경기장 관리·운영으로 신설경기장이 ‘애물단지’가 아닌 ‘보물단지’로 변모해 가길 바라며, 종국에는 전국에서 앞 다퉈 벤치마킹하는 AG경기장의 모범 사례가 되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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