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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준영 인천경제연구원 이사장
인천의 인구는 10월 19일로 300만 명을 넘어섰다. 다음 달에 일부 매립지를 등록하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도시가 된다. 양적팽창이 질적심화와 같이 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양(量)속에 질(質)이 있다’고 많은 요소들이 모이게 되면 아무래도 발전동력은 생긴다.

 인천의 질적 성장을 고민할 때다. 방대한 담론을 들추기 앞서 꼭 필요한 ABC는 무엇인지 생각해 본다.

 A. Attraction. 매력이 필요하다. 인천을 경유지가 아닌 목적지로 만들기 위함이다. 언제까지나 수도권의 관문 노릇만 할 수는 없다.

 현재 인천은 제1회 애인(愛仁)축제 중이다. 이제 시동을 걸었고 기존 축제를 묶는 쪽에 중심이 있다. 하지만 해가 거듭 될수록 인천만의 매력을 발산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찾아 집중 육성해야 할 것이다. 유려한 개항장 등 문화유산과 바다가 주제다. 도시의 색깔을 찾자.

 B. Balance. 균형이 필요하다. 인천은 도시 자체가 하나의 국가나 다름없다. 도농복합도시다. 섬만 168개다. 원도심과 경제자유구역이 있고, 공항과 항만이 있다. 서해5도 등 접경지역은 북한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 특히 강화군과 옹진군은 20여 년 전에 경기도에서 오면서 인천이 광역시로 되는데 역할을 했지만, 지금도 복귀론이 나온다. 하나된 인천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 바로 균형발전이다. 성장에너지를 나눠야 한다.

 C. Creation of jobs.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인천은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다. 굴뚝산업만 아니라, 부가가치를 높이는 서비스사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도 힘써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서 고용 창출의 비중이 높은 기업들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수도권정비계획법이라는 규제도 걷어내야 한다. 인천이 단순한 베드타운에 머문다면 도시의 생명력은 끝나고 만다.

 도시전문가 연세대 모종린 교수는 베스트셀러 「라이프스타일 도시」를 통해, "시애틀의 커피가 절로 생각나는 우중충한 날씨는 스타벅스를 낳았고, 모두가 운동을 즐기는 포틀랜드의 활력은 나이키를 탄생시켰다"고 했다. 그래서, 그의 말대로 ‘항구도시’라는 인천의 라이프스타일이 자연히 우러나오도록, 해양 스포츠와 문화에 투자하고 원도심과 신도시가 걷기 좋게 연결되는 해양도시 특유의 공간을 만드는 과제에 공감이 간다.

 아이러니하게도 2014년 한국갤럽 설문조사에서 인천은 살고 싶은 도시의 리스트에 없었다. 또 출생 증가가 아닌 이주에 의한 인구증가라고 저평가하는 시각이 있다. 그렇지만, 미래의 가능성을 보고 움직이는 것이 사람들의 마음이다. 공자는 정치라는 것이 ‘가까이 있는 사람들은 기쁘게 하고 멀리 있는 사람들은 오게 한다.(近者說, 遠者來)’라고 했다.

 풍부한 문화자원의 매력도시 인천, 함께 잘사는 균질도시 인천, 무한발전의 기업도시 인천. 인구 300만 시대의 청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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