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아마추어같이 왜 이래?" 지금은 현장을 떠난 선배가 취재현장에서 취재의 맥을 못잡고 있을 때 내게 가끔 해주던 말이다. 우리는 흔히 일 처리가 미숙하거나 무언가 어설플 때 아마추어같다는 말을 하곤 한다. 나는 프로페셔널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내가 ‘프로페셔널’ 이라는 단어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 속에 담겨 있는 차별성, 독립성, 전문성 등의 이미지 때문이다. 하지만 ‘아마추어’ 어원의 의미를 알게 되면서부터 내가 중요한 무엇인가를 놓치고 있었음을 깨닫게 됐다. 아마추어라는 단어는 애호가라는 뜻으로 사랑을 뜻하는 라틴어 ‘아모르(amor)’에서 나왔다. 로마 시인 오비디우스에 의하면 아모르는 금화살과 납화살을 가진 어린 궁수였다. 그가 쏜 금화살에 맞으면 눈앞에 있는 사람과 무조건 사랑에 빠지고, 납화살을 맞으면 눈앞의 사람에게서 무조건 도망치게 된다.

당시 로마인들은 세상의 모든 짝사랑과 삼각관계는 모두 아모르가 장난 삼아 쏜 화살 때문에 생긴 것으로 믿었다. 이후 미술작품과 음악을 애인처럼 사랑한다고 해서 미술이나 음악 애호가를 아마토르, 아마추어라고 부르다가 스포츠나 취미생활에까지 확장돼 쓰이게 됐다. 옥스퍼드 영어사전은 아마추어를 ‘무엇인가를 좋아하거나 애호하는 사람’ 또는 ‘어떤 것에 취미를 갖고 있는 사람’으로 정의하고 있다. 아마추어는 돈이나 명성 같은 외적인 보상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것이 재미있고 본질적으로 보람을 주기 때문에 취미를 개발한다. 진정한 프로페셔널이 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일을 순수하게 좋아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세계적인 지휘자 정명훈은 ‘아마추어 같은 프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즉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프로가 되라는 것이다. 사진가로서 사진기자로서 프로페셔널이 되기 위해선 순수하게 사진을 촬영하고 여행하며 감성을 축척해 그 행위를 사랑해야 할 것이다. 모든 직업인은 훌륭한 프로페셔널로서 사회에 공헌해야 한다. 하지만 자신의 일을 순수하게 좋아할 수 있는 탐색 기간인 아마추어를 거치지 않고는 진정한 프로페셔널이 될 수 없을 것이다. 직업을 가진 후이든 전이든 반드시 아마추어가 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내 조직이 시키는 대로 그저 월급을 받기 위해 기계적으로 일 처리를 하는 감성이 없는 프로페셔널이 되기 전에 우리 모두 순수하고 뜨거운 아마추어가 되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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