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민선6기 공약 일부를 수정하거나 제외하는 내용의 조정안을 추진한다. 남경필 지사의 공약사업인 ‘도민은행’과 ‘농축수산물유통공사’ 설립은 백지화됐다.

6일 도에 따르면 2014년 민선6기 출범 이후 주요 공약 192개에 대한 검토를 거쳐 공약에서 제외하거나 유사 중복 사업을 정리했다. 지난 1월 토론과 주민배심원단 심사를 거쳐 6대 분야 30대 정책과제로 나뉘는 109개 사업을 확정했다.

그러나 남경필 지사의 임기 중반을 지나면서 재정 여건이나 정책 수혜자의 요구사항 변경, 법령 개선 미비, 정부 정책 변화 등으로 현실적으로 도의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도가 조정안을 내놓은 공약사업은 모두 13개다.

우선 경기도민은행과 농축수산물유통공사 설립을 포기하기로 했다.

도내 서민, 중소기업, 소상공인 대상 금융 지원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옛 경기은행(1998년 한미은행이 인수)처럼 지역에 기반을 둔 가칭 경기도민은행 설립을 추진했다. 오프라인 지점 없이 인터넷 위주로 영업하는 인터넷 전문은행 형태로 운영하겠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도민은행은 금융당국의 인가 기준 충족뿐만 아니라 지방재정법 등 법령상 설립 자체가 불가능한 실정이다.

도는 서민금융복지지원센터를 확대 설치하고 기능을 고도화해 당초 도민은행 설립으로 실현하려던 목표를 달성하도록 계속 노력하기로 했다.

농축수산식품유통공사 설립 역시 연구용역에서 기존 담당부서와 업무 중복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데다 공사로서 수익성을 강조하면 자칫 농가 소득 안정을 도모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따라 유통공사 대신 도 산하 경기농림진흥재단의 유통 분야 기능을 확대, 도의 출연금으로 운영하는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 설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서비스 수혜자의 요구나 여건 변화를 고려해 ▶장애인따복택시를 장애인콜택시로 변경 ▶신청자에 한해 택시근무자 보호 격벽 설치 ▶한부모·조손·미혼모가정의 양육비와 대학입학(등록)금 목표 하향 조정 등에도 나선다.

도는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와 함께 지난달 20일과 지난 3일 주민배심원단 회의를 했다. 주민배심원단은 오는 15일 세 번째 회의에서 도의 공약 수정 추진에 대한 심의를 하고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도 관계자는 "109개 공약 중 이번에 조정을 추진하는 13개 사업은 도 자체적으로 포기하거나 변경이 결정된 사안이지만 주민배심원단을 통해 최종 결론을 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광섭 기자 ksp@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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