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염과 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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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염과 날씨
정도현 한림병원 정형외과 과장
  • 기호일보
  • 승인 2016.11.21
  •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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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도현 한림병원 정형외과 과장
어릴 적 할머니는 일기 예보관이었다. "빨래 걷어라"하면 어김없이 비가 왔다. 무릎 관절이 날씨에 민감하니, 가을에 지는 낙엽보다 빠르게 인지했다. 인공지능 컴퓨터보다 정확했다는 것이 나의 기억이다. 그런데 지금은 노인뿐 아니라 30~40대 젊은이들도 일기 예보관에 등극하려나 보다. 관절 건강에 좋지 않은 생활 습관과 젊음을 과시해 방치한 아픈 무릎 탓에 일기 예보관이 되는 시점이 빨라진 것이다.

얼마 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이 가장 걱정하는 질환은 암이었고, 그 다음이 관절염이었다. 근소한 차이였지만 고혈압, 치매보다 관절염을 더 걱정했다. 주변에 골관절염(퇴행성관절염)을 앓는 사람이 적지 않고 나이가 듦에 따라 자연스럽게 오는 질병으로 받아들인 결과로 본다. 하지만 관절염은 흔히 알 듯 나이 들어 발생하는 노화현상만은 아니다. 퇴행성 변화는 물론이거니와 여러 원인으로 발생하는 연골 손상에 따른 질환이다. 그래서 퇴행성관절염이라는 용어 대신 ‘골관절염’이라고 부른다.

우리 몸의 뼈와 뼈가 만나는 곳을 관절이라고 부른다. 그렇게 뼈와 뼈가 맞닿아 발생하는 관절의 기계적 마모와 함께 관절 내 염증반응으로 인해 관절 연골이 파괴되면서 관절 주변의 뼈와 연조직에 오는 변화가 원인으로 꼽힌다.

관절염은 나이가 들수록 발병 확률이 높고 대체로 여성이 빠르다. 보통 50대 이상에서 골관절염(퇴행성관절염)이 시작되지만, 30~40대에도 생길 수 있다. 45세 이전에는 남성 환자가, 55세 이후에는 주로 여성 환자의 발생이 많다. 유전적 요인도 많이 작용하며 비만이나 관절부상, 바이러스 및 세균 감염 등도 원인으로 꼽힌다. 연골이나 인대 손상 등으로 수술 경험이 있는 경우나 비만, 과한 운동 등도 관절염 시작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

초기 가끔 생긴 통증은 지속적으로 쑤시는 통증으로 변한다. 운동 장애가 나타나며 심하면 관절이 변형돼 일상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된다. 또 체중 부하를 많이 받는 무릎 관절이나 엉덩이 관절에 주로 나타난다. 아침에 일어날 때나 의자에서 일어날 때 뻣뻣한 느낌이 들거나 찬바람 쐬면 시려오는 느낌이 들면 골관절염을 의심할 만하다. 또한 손가락 끝마디 관절 통증이나 변형도 골관절염의 가능성이 크다. 치료는 관절통을 줄이고 관절이 붓지 않게 하고 굳어지지 않도록 하는 등 관절 건강을 유지하는데 목적을 두고 진행한다. 이미 변형이 발생한 경우는 수술로 교정하고 재활치료를 시행한다.

퇴행성관절염 치료는 방사선 촬영검사를 비롯해 골주사검사, 관절액검사, 관절경 진단, 그리고 MRI 등을 통해 증상의 정도를 진단한다. 초기엔 따듯한 찜질로 통증과 근육 경직을 감소시켜 주고 소염 진통제를 복용해 통증을 줄인다. 이와 더불어 근육 강화 운동을 해주는 것이 좋다. 중기에는 관절경 수술을 시행해 관절 내를 깨끗하게 청소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말기에는 인공관절 수술을 고려할 수 있는데 성공률이 99%에 이를 정도로 보편적인 최적의 시술법이라 할 수 있다. 퇴행성관절염의 골 변형이 심하지 않은 경우, 관절연골과 연골판의 손상을 회복하기 위해 관절내시경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

겨울철 찬바람이 불고 추위가 오면 몸이 움츠러들고 혈관의 흐름이 원활치 않아 관절염 환자가 늘어난다. 그래도 여느 질환과 마찬가지로 예방이 가능하니 생활습관을 고쳐 보도록 하자. 우선 표준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체중이 1㎏만 늘어도 무릎이 받는 하중은 3~5배 증가한다. 반면 비만인 사람이 살을 5㎏ 빼면 관절염 위험은 절반으로 줄어든다. 알맞은 운동 또한 필수이지만 무리한 운동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으니 유념해야 한다. 오랫동안 같은 자세로 있지 말고 무거운 물건 들기를 피하는 등 관절 손상을 예방해야 한다. 관절 증상이 의심되면 조기에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또 꾸준하게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해 장애와 합병증을 예방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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