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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발 사업자와 시행사 간의 마찰로 인천경제자유구역 개발의 시초인 송도국제도시 국제업무단지(IBD) 개발 사업이 14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최민규 기자 cmg@kihoilbo.co.kr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심장 송도국제업무단지(IBD) 개발사업이 멈춘 지 꽤 됐다. 개발사업자와 시행사 간 불신에서 시작된 ‘옥새 파동’이 1년 가까이 진행되면서 이렇다 할 진척이 없는 상태다. 기존에 추진돼 온 사업도 더디다. 송도IBD 개발사업이 14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형국이다. 이곳 개발사업은 여의도 면적의 2배 규모에 이른다. 그래서인지 송도 전체 개발사업에 미치는 파장 역시 만만치 않다. <관련 기사 3면>


이 프로젝트는 송도국제도시 1·3공구 5.77㎢의 터에 약 24조 원이 투입되는 인천경제자유구역 첫 민간도시개발 사업이다. 하지만 지난해 미국 세무당국이 게일인터내셔널의 스탠 게일 회장에게 1천억 원대 세금을 부과하면서 사업은 올스톱됐다. 게일인터내셔널은 포스코건설과 7대 3의 지분으로 2002년 3월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를 설립해 IBD 개발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까지 국내외 언론 보도를 통해서 알려진 사실은 게일 회장에게 부과된 세금 문제로 포스코건설과의 갈등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초 게일 회장은 게일인터내셔널코리아(GIK)의 한국법인 대표(전 포스코건설 임원 A씨)를 형사고발하고, 결재에 필요한 인감도장까지 변경해 결정권자로서 사업 진척에 필요한 각종 서류에 서명을 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IBD 사업지구 F3-1, F14, F15블록에 공사 중인 2천597가구 규모의 ‘송도 더샵 퍼스트파크’ 공사 대금이 수개월째 지급되지 않고 있다. 인천아트센터 2단계 사업과 주변 공원 조성사업도 전면 중단된 상태다. 최근에는 NSIC가 잭 니클라우스 골프장 사업에 조달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가운데 미상환액 770억 원 전액을 포스코건설이 대위변제해 가까스로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를 넘기기도 했다.

앞서 게일인터내셔널은 2002년 NSIC 설립 당시 외자 유치 등을 통해 127억 달러의 자금을 이곳 개발사업에 투자하겠다고 약속했지만 2009년 감사원 감사 결과 납입 자본금은 1천550만 달러(150억 원)에 불과했다. 송도IBD 개발사업은 그동안 몇 차례 사업계획 변경을 통해 전체 사업 부지 중 외국 기업 유치를 위한 부지 1.37㎢가 0.84㎢로 38% 줄었다. 줄어든 부지는 대부분 수익성 높은 상업용지(일반상업·주상복합)로 바뀌었다. 외자유치를 통해 동북아 국제 비즈니스 도시를 만들겠다던 당초 취지는 오래전에 사라지고 돈 되는 공동주택 건설사업에만 주력해 왔다는 방증이다.

전문가들은 민간사업자에게 투자유치 등 공공성을 필요로 하는 사업의 전권을 맡긴 것이 잘못이라고 지적한다. 업계 역시 IBD 개발사업은 결코 완성되지 못할 것이란 어두운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지건태 기자 jus216@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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