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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두환 인천대 객원교수
지난 7일에 인천 ‘틈 문화창작지대’에서 "제4 차 산업혁명과 건축의 미래"라는 인천건축도시 콘퍼런스가 개최됐다. 발표자와 패널들, 관중까지도 전부 건축과 관련된 대학교수이거나 건축가, 건축 평론가였다. 나는 미래연구가라는 타이틀로 패널로 참석했다.

 제4 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가 사용된 지 2~3년 정도 밖에 안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제4 차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한 건축의 미래를 논한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어 보였다.

 발표자 중에 한 명인 성균관대 건축학과 김성아 교수는 새로운 미래의 건축 방식으로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이 주도할 것이라 역설하였다. BIM이란 하나 또는 두개 이상의 정교하게 건물의 가상 모델을 디지털 방식으로 생성하는 기술이다.

 BIM 방식은 제 4차 산업혁명을 구성하는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사이버물리적 시스템, 인공지능 중 사이버물리적 시스템에 해당된다. 당연히 건축 미래의 주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건축계 영향력 있는 사람들 가운데에도 "BIM으로 설계한다면 나는 그런 건축계를 떠날 꺼야"라고 하는 인사들이 있다고 한다. 건축계 전부가 제4 차 산업혁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것 같다. 그리고 패널 중에 한 명은 제4 차 산업혁명이 한때의 유행처럼 보이는 데, 건축계가 그러한 유행에 너무 편승하는 모습을 보이면 안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지난 6일 KBS 특별기획으로 ‘다보스의 선택, 4차 산업혁명이 미래다’를 방영했다. 2016년 1월 다보스 포럼의 의제였던 "제4 차 산업혁명의 이해"를 부각시키면서 다보스 포럼의 수장인 클라우스 슈밥 회장의 방한 방송을 통해 한국 경제를 전망한 프로그램이다.

 또한 제63 회 과총포럼에서도 ‘제4차 산업혁명과 미래도시’를 다뤘다. 이렇게 한국에서도 ‘제4 차 산업혁명’에 관심이 서서히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정확한 ‘제4차 산업혁명’에 대한 사회적 변화에 대해서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 같다.

 연합 신문에 의하면 "스위스계 UBS 은행은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기술 수준, 교육수준, 인프라 수준, 법적 보호 등 5개 요소로 4차 산업혁명에 가장 잘 적응할 수 있는 국가들을 평가했는데, 한국은 25위에 그쳤다"고 보도하고 있다. IT 강국이라 자랑하던 한국 입장에서는 너무나 초라한 성적표임이 확실하다. 제4 차 산업혁명은 우리나라와 같은 IT 강국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과연 제4차 산업혁명이 현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인가? 아니면 건축의 미래를 논하면서, 한 때 유행에 그칠 것이라고 한 패널의 의견이 맞을 것인가? 미래연구가로서 감히 역설하기를, 제4 차 산업혁명은 기존의 1, 2, 3차 산업혁명의 사회적 변화를 훨씬 능가하는 격변적 변화를 이끌어 낼 것이다.

 증기기관과 기계화로 대변되는 1차 산업혁명은 인간 활동의 공간성을 확장시켰으며, 전기에너지를 이용한 대량생산이 본격화된 2차 산업혁명은 인간 활동의 시간성을 확장시켰다면, 컴퓨터와 인터넷을 이용한 정보화 및 자동화 생산시스템이 주도한 3차 산업혁명은 인간의 시공간의 영역을 혁명적으로 확장시켰다고 본다.

 지치지 않는 증기의 발명은 인간 이동성의 한계를 극복했고, 밤낮 없이 활용하는 전기의 발명은 인간 시간 활용의 한계를 극복했다. 지구 반대편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게 하는 컴퓨터와 인터넷의 발명은 인간의 시공간을 초월하는 능력을 발휘했다.

 200여 년에 걸친 산업화 시대를 이끈 1, 2차 산업혁명의 사회적 변화는 50여 년에 걸친 정보화 시대를 이끈 3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사회적 변화에 비하면 조족지혈이다.

 그런데 후기 정보화 시대를 이끌 제4 차 산업혁명은 3차 산업혁명을 주도했던 컴퓨터와 인터넷 급인 메가트랜드를 4가지나 갖고 있는 것이다. 즉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사이버물리적 시스템, 인공 지능은 각각 메가트랜드 급의 사회적 영향을 주는 요인들이다. 그래서 메가트랜드 4가지가 서로 융합되어질 때의 사회적 변화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감히 상상할 수 조차 없는 새로운 미래가 도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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