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법 여주지원 민사합의부(재판장 이경춘 지원장)는 12일 ㈜금강고려화학(KCC)이 현대엘리베이터㈜를 상대로 제기한 신주 발행금지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여 1천만주의 신주 발행을 금지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현대엘리베이터 이사회의 신주 발행계획은 경영권 분쟁상황에서 회사 경영을 위한 자금조달 필요에 의한 것이 아니라 기존 대주주 및 현 이사회의 경영권 방어목적으로 이뤄졌다는 KCC측의 소명자료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에 반해 현대엘리베이터가 경영권 분쟁 이전부터 추진해온 사업다각화와 시설투자를 위한 자금조달 차원에서 신주발행을 결의했다고 볼만한 소명자료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또 “신주발행이 이뤄진다면 김문희씨측도 지분율이 떨어지지만 KCC 지분율도 대폭 하락, KCC측이 주주로서의 신주인수권 침해로 인한 손해 및 주식가치 희석화로 인한 주가하락 위험 이외에도 주주로서의 비례적 이익을 침해받고 대주주로서 지위가 약화되는 등 불이익을 입게 된다”며 “이는 KCC에 이번 신주 발행을 저지할 수 있는 상법상 권한을 인정할 요건에 해당된다”고 명시했다.
 
재판부는 “증권거래법 제189조 3항과 현대엘리베이터 정관에 의해 경영권 방어자체가 회사와 일반주주에게 이익이 되는 경우 예외적으로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배제한 신주발행이 허용되나 이번 신주발행은 그렇게 볼만한 사정이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날 결정에서 신주발행 일정(15일)이 촉박하고 KCC측이 상당한 자본금을 가진 상장회사인 점 등을 고려, 담보제공(공탁금)없이 KCC측의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현대엘리베이터측이 이의신청을 제기하더라도 오는 15일로 예정된 국민주 발행은 불가능하게 됐다.
 
한편 재판부는 이날 오후 2호 법정에서 열린 소액주주 4명이 제기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신청 첫 심리를 개시 즉시 종결하고 신청인측에 신주발행으로 소액주주들이 받을 불이익에 대해 추가 소명자료를 제출해 줄 것을 요구했다.
 
KCC측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져 신주발행이 금지됨에 따라 재판부는 “(KCC 가처분신청과 달리) 결정일을 정하지 않고 기록을 충분히 검토해 소액주주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건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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