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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모 경인여자대학교 간호학과 교수
얼마 전 어떤 TV 프로그램에서 스트레스와 노화와의 관계를 알려주는 것이었는지 정확한 주제는 모르겠는데 미국 대통령들의 취임 전과 후를 비교하면서 노화가 빠르게 진행된 것을 보여준 적이 있었다.

 유난히 대통령이 취임 전에 비해 노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것은 막중한 책임감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노화를 급속히 진행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경우는 정말 그 화면으로 보았을 때 취임 전에 비해서 빠르게 노화가 진행됐다.

 미국의 대통령 이외에도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였는데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는 얼굴이 노화되는 것을 보면서 대중은 함께 힘든 것을 느끼고 공유하면서 힘든 시간을 보낸 그들에게 신뢰와 아련한 애정을 보낸다. 빠르게 진행한 그들의 얼굴을 보면서 그 모습이 추하거나 매력이 취임 전보다 없어졌다고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다.

 반면에 항상 느끼는 것이었지만 너무 예쁜 얼굴의 정치인, 너무 잘생긴 고위직 공무원들은 나의 편견인지는 몰라도 화면에서 보기가 거북스럽고 신뢰가 가지 않는다. 인물에 맞는 다른 직업을 선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드라마에서처럼 장동건이 김하늘을 만나서 직업적인 능력도 발휘하고 로맨스도 함께 보여주는 것과 현실은 다르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잘생기고 매력 있는 남성이나 여성이 능력도 발휘하고 동시에 그 연령에 맞는 로맨스도 즐길 수 있는 여유가 동시에 나오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드라마를 보면 능력이 있는 주인공이 인물까지 좋아서 시청자들이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되지만 어디까지나 화면에서만이다. 화면에서는 인물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한정된 시간에 인물의 캐릭터를 보여주고 주요 주제인 로맨스에 초점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로맨스 주인공들은 아름다워야 한다. 그래서 우리가 보는 정치인이나 고위직 공무원이 너무 젊거나 예쁘면 대중이 인물을 보면서 즐거워할 수 있는 직업으로 자리를 바꿔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인간이 태어나서 성장하고 나이가 들고 사망하는 자연적인 현상을 그냥 받아들이지 못하고 젊음을 유지하려 하고 젊게 보이려고 노력을 하는 것까지는 자신을 가꾸는데 게을리 하지 않는 부지런하다고 할 수 있으나 과도한 것은 정상이라고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신체적 연령을 거부하고 젊은 피부를 원하고 나이 들기를 거부한다면 현재의 자신을 거부하는 것이니 자신에게 만족하는 삶을 살 수 없을 것이다.

 예전에 공상과학 영화에서 극소수의 부유계층에서 늙지 않는 생명수로 젊음을 유지해 자식이나 손자, 손녀가 구분이 안 되고 주름을 감추기 위해 생명수를 마약처럼 찾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이 영화도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인간의 왜곡된 욕망을 다룬 것이다.

 자신의 소신과 전문적인 능력으로 많은 사람들 앞에 서는 리더는 맑은 피부, 아름답고 늙지 않고 주름이 없는 얼굴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오바마 대통령이나 미셸을 보면서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그들의 주름이 없는 얼굴이나 젊음을 풍기는 페로몬 때문이 아니다. 나이가 들면서 원숙하고 포용적이며 여유가 있는 태도 때문이다. 또한 이번 힐러리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연설에서 그녀의 인품이 정도를 바라보고 꼼수를 부리지 않을 것 같은 신뢰를 갖게 됐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신망을 받는 직업에서의 매력은 주름이 없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고민을 많이 한 주름일 수 있으며 너무 젊은 얼굴이나 마사지나 성형 흔적이 있는 얼굴은 신뢰가 가지 않는 것은 설마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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