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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덕희 영업연구소장
필자는 강연 현장에서 21세기는 고객관리(CM)시대에서 고객관계관리(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의 시대이므로 가급적 고객관리라는 표현을 삼갈 것을 강조한다.

CRM은 IT사회로 인해 고객 DB가 가능하기 때문에 고객의 구매 기여도에 따라 개별화된 관리를 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백화점에서 1만 명의 고객에게 판촉예산 1억 원을 책정했을 경우 CM시대에서는 획일적으로 1만원 씩을 나눠 줬다고 하면, CRM시대에서는 고객 DB에 저장돼 있는 구매기여도에 따라 10만 원, 5만 원, 3만 원, 1만 원 등으로 차등지급을 함으로써 궁극적으로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게 되는 것이다.

아래에서는 CRM을 통한 실무적 접근의 마케팅 시사점을 도출해 보고자 한다.

첫째, 최초의 구매자에게는 지속적으로 자사의 제품광고에 노출시켜 본인의 구매의사 결정에 확신을 심어줌으로써 자사와의 유대관계를 더욱 더 돈독히 하는 CRM에 주력해야 한다. 이에 따라 소비자가 구매 선택한 자사 제품에 대한 인지부조화(cognitive dissonance) 현상을 감소시킬 수 있다.

둘째, 고객관계관리를 성실히 하기 위해서는 특히 BS(before service)를 잘해야 한다. 이를 통해 충성고객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캐시백, 마일리지, 포인트 적립 등이 바로 충성고객 확보를 위한 촉진전략이다.

또한 비용면에 있어서는 신규고객 창출에 비해 1/6밖에 들지 않기 때문에 최적의 CRM을 실현하게 되는 것이다.

셋째, 현장에서 즉시 처리하는 불평관리를 하게 되면 기업에게 있어서는 충성고객으로의 전환점을 맞이하는 영업의 찬스이자 기회가 된다.

내비게이션의 선도적 기업인 I기업은 불평하는 고객들에 대해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응해 감동시킨 결과 그들을 창조적소비자(cresumer)로 전환시켰고, 그들이 제공하는 거리정보로 실시간 업데이트를 함으로써 최고의 업계 경쟁력을 구가하고 있다.

넷째, 전환예방 관리를 위한 체계적 CRM으로 고객이 경쟁사로 전환하는(brand switching)것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고객이 불평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만족했다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고객 중 96%는 불만족해도 불평하지 않고 말 없이 다음 기회에 경쟁사 제품을 구매한다고 한다.

다섯째, 고객관계를 해지할 필요성은 도저히 고객이라고 할 수 없는 악성고객(black consumer) 또는 피곤한 고객에 봉착했을 경우에 대두된다. 이런 고객과 관계를 하게 되면 정신적, 육체적으로 에너지가 낭비되고 경제적 기회비용의 큰 대가를 치러야 한다.

필자는 세일즈맨 시절에 친구로부터 소개받은 고객과 2시간에 걸친 상담을 하면서 소통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매우 힘들게 계약을 맺고 귀가를 했는데, 잠시 후 전화통화로 왜 르망 칼라비 3만4천 원을 받냐고 하면서 반복적으로 불평을 하길래 알았다고 하면서 전화를 끊은 후 그 친구에게 계약금을 돌려주라고 하고 계약을 해지한 적이 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만약 출고 후 자동차를 타고 다니면서 연비는 L당 ㎞ 수가 안 나온다, 소음이 있는 것 같다, 트렁크 용량이 실제는 작은 것 같다 등등 하면 필자에게는 기회비용만 발생하는 셈이 됐을 것이다. 친구를 통해 슬기롭게 계약을 해지했던 것을 지금 이 순간에도 잘했다고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CRM을 잘하면 경제적인 측면은 물론 정신적으로도 여유가 생겨 진정 상호 간의 이익을 추구하는 에너지로 발전시켜 시너지(synergy)를 창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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