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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범열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모금사업팀장
지난 10월 19일 오후 1시를 기해 인천의 인구가 300만 13명을 기록하며 우리나라에서 서울, 부산에 이어 세 번째로 인구 300만의 대도시가 됐다. 한 도시의 인구가 300만 명이 넘는 곳은 지구상에서도 68개 도시에 불과하다고 한다. 또한 11월 말에 새로운 토지가 등록돼 인천의 총면적은 그동안 가장 넓었던 울산을 제치고 대한민국의 특별시와 광역시 중에서 가장 넓은 면적의 도시가 됐다. 그렇다면 우리 인천이 인구와 면적을 제외한 다른 분야에서도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을까?

 예전부터 인천은 오명이 많았다. 교육, 문화 등 긍정적인 부분은 꼴찌를 하고, 이혼, 자살 등 부정적인 부분만 1등 하는 도시라는 불편한 오명 말이다. 물론 지금은 많은 부분이 좋아지고 살기 좋은 도시로 향하고 있다고 한다.

 살기 좋은 도시로 향해 가는 부분 중 인천의 나눔문화는 어떨까? 2015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지역별 실적을 통해 살짝 들여다 보면 다음과 같다. 우리가 흔히 비슷한 규모의 도시로 비교하는 부산이나 대구와 비교해보면 연간 총모금액에서는 부산이 180억 원, 인천이 127억 원, 대구가 130억 원이 모금돼 인구가 40만 명 이상 적은 대구보다도 연간 총모금액이 낮았다. 인구 1인당 모금액은 더 비참하다. 부산이 5천109원, 대구가 5천211원, 인천이 4천367원으로 3개 도시 중 가장 적은 금액이다. 사실 인구 1인당 모금액은 경기도 4천52원에 이어 전국 17개 도시 중 끝에서 두 번째 순위이다. 물론 단순히 지역별 모금액을 갖고 나눔문화 전반을 논할 수는 없지만 수치화된 통계로 비교하면 그렇단 얘기다.

 우리는 흔히 나눔문화가 확산되고 풀뿌리 기부문화가 활성화되는 장면을 얘기할 때 개인기부자의 비율을 보는데 인천의 경우 개인기부자의 비율이 약 40% 정도이고 법인 및 단체 기부자가 약 6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그나마도 1억 원 이상을 기부하는 아너소사이어티가 활성화되면서 개인기부금이 늘었기 때문에 이정도 비율이 나오는 것이다. 선진국의 경우는 이와는 반대로 개인기부가 약 70%, 법인 및 단체 기부가 약 30% 정도로 개인기부의 비율이 월등히 높다. 선진국은 개인 고액기부도 활성화돼 있지만 개인소액기부도 상당히 발달했다고 한다. 특히 직장인들이 급여의 일정 부분을 정기적으로 기부하는 시스템은 거의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참여할 정도로 잘 구축돼 있다고 한다. 그렇다고 우리 인천이 기부와 나눔에 인색한 짠물도시만은 아니다. 매년 큰 규모로 모금액이 증가할 뿐 아니라 개인 고액기부 클럽인 ‘아너소사이어티’도 서울, 경기, 부산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 안에 누적인원 100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회보장급여법이 시행되면서 각 지자체 읍면동과 함께하는 ‘읍면동보장협의체’사업을 통해 지역의 문제를 지역에서 스스로 해결하고자 하는 움직임과 더불어 지역별 사례발굴과 그 사례를 해결할 지역자원을 마련하는 작업들이 점차 확산돼 가고 있다. 우리 인천의 나눔문화가 여러 방면에서 긍정적인 부분으로 변화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1월 21일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는 연말 집중모금을 위한 ‘사랑의 온도탑’을 인천시민공원에 세웠다. 내년 1월 말까지 72일간 55억 원을 목표로 인천시민들을 대상으로 모금에 나선다.

 요즘 계속되는 불경기와 불안정한 정치상황이 겹쳐져 모금시장이 냉각되고 있어 걱정이다. 이럴 때일수록 도움이 필요한 분들은 더욱 힘들고 고통받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300만 인천시민이 함께 한다면 올해에도 ‘사랑의 온도탑’을 100도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으리라 믿는다. 각자 서 있는 자리에서 적은 금액이라도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참여하면 좋겠다. 현금도 좋고, 물품도 좋고, 봉사도 좋고, 헌혈도 좋다. 나누고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은 많으니까….

 나눔의 상징인 사랑의 온도탑을 100도로 높여 짠물도시 인천이 아닌 ‘나눔특별시 인천’,‘명품도시 인천’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인천시민 여러분의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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