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아름다운 시절’이 말해주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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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아름다운 시절’이 말해주는 것들
박옥진 인천 부평구문화재단 대표이사
  • 기호일보
  • 승인 2016.12.08
  • 1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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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옥진 인천 부평구문화재단 대표이사
일반적으로 공공극장에서 공연작품의 기능은 시민의 문화향유권 제고와 극장 활성화로 이해되곤 한다. 그런데 부평구문화재단이 직접 기획 제작한 창작공연,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에 내포돼 있는 소중한 기능과 가치는 또 있다. 바로 공연 콘텐츠 개발을 통한 지역가치 재창조이다. 지자체가 지역의 인물이나 장소, 설화 등을 소재로 공연 작품들을 드물게 제작하기는 하나 작품성과 지속성, 파급효과를 얻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참으로 많다. 그렇기 때문에 공공극장에서의 자체 제작공연은 드물다.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은 1950~1960년대 부평 애스컴을 배경으로 한 당시 음악인들의 삶과 애환을 다룬 작품으로서 인천 부평이 한국 대중음악의 중요한 성장지이자 거점지였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애스컴은 팝과 로큰롤 등을 한국에 전파하는 거점이 됐고, 따라서 부평은 한국음악사의 전환점을 이루는 시기의 역사적 배경지였다. 이 작품은 이러한 지역의 문화적 가치를 재창조하는 공연 콘텐츠 개발 사업의 소중한 결과물이다. 지난주 국립극장에서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을 처음 본 관객들의 주요 반응은 인천 부평을 새롭게 인식하게 됐다는 소감이었다.

 두 번째 효과는 신진 지역예술가 발굴 및 육성이다. 2016년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에는 주인공 용생이 역을 포함해 4명의 부평 지역 신진 연극인들이 출연해 그야말로 연기와 노래, 춤 실력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지역 연극인들이 대학로 등 중앙 바라기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지역에서 최고의 스태프와 경륜 있는 배우들과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작품기회를 쌓아가는 것은 너무도 중요하다. 지역예술의 발전은 지역예술가를 육성하는 것과 병행하는 것이며, 그러한 작업의 통로와 발판이 돼주는 것은 지역 공공극장이 행해야 하는 순기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술적 역량과 끼로 관객을 몰입시킨 보석과도 같은 지역 배우들의 행보에 큰 기대를 건다.

 세 번째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의 또 하나의 의미이자 동시에 감동적 요소는 지역 주민과 기업으로 구성된 부평구문화재단 후원회의 역할과 기부문화 확산이다. 소극장에서 대극장으로의 전환을 위해 필요한 무대 제작비의 부족이라는 어려움에 봉착하자 부평의 기업들이 십시일반 나무·천·바닥재 등의 물품을 지원했다. 이를 통해 2015년 부평아트센터 대극장인 해누리극장에서 무대화가 가능했으며, 작품이 성공할 수 있었던 숨은 비결이다. 이는 공공극장에서의 공연작품이 한정된 공공 재원에만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분야의 후원과 협찬에 힘입어 완성된, 국내에서 드문 사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주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예술경영지원센터 2016 예술경영 콘퍼런스에서 ‘지역 가치 재창조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의 사업 주제로 우수전문예술법인으로 선정되는 큰 성과를 거뒀다. 전국 지역문화재단에서 유일하게 예술경영지원센터대표상을 수상한 영광을 바로 지역 주민들의 애정과 조력에 돌려야 하리라 본다.

 네 번째, 지역에 위치한 공공극장의 전문인력 양성이다. 예산과 인력구조의 한계 하에 1년 내내 외부에서 제작 완성된 공연 작품만 지속적으로 운영할 경우 극장 전문인력의 역량 제고의 길은 멀다. 부평구문화재단 공연사업팀 프로듀싱, 마케팅팀의 프로모션·관객 개발, 무대기술팀의 조명·음향·무대운영 등의 전문성과 역량은 이제 그야말로 괄목할 만하다. 힘겨워도 공공극장이 보다 창조적이고 의미 있는 작업을 과감히 수행해 낼 때 공연전문가로 한국 공연예술계에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

 걱정과 염려로 문을 연 국립극장에서의 공연을 성황리에 끝내고 다시 부평아트센터에서 인천 관객을 맞이할 준비로 또 다시 분주하다. 또 다른 설렘이다. 내가 살고 있는 동네 이야기를 무대에서 만난다는 건 전 세계적으로도 드문 기회다. 혼신의 힘을 기울여 만든 작품의 무대 커튼이 올라갈 때 바로 관객의 몫이 남는다. 저예산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스태프와 배우들의 헌신과 열정으로 만든 작품에 시민들의 따뜻한 애정과 관심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이제 남은 건 공연장에서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이 선사하는 감동과 재미를 즐기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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