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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혁진 전 인천안산초교장
가정의 화목은 부모 하기 나름이다. 교육학자 니일은 "가장 못난 아버지는 아이에게 감사를 요구하는 아버지이고, 가장 못난 어머니는 ‘엄마가 좋으냐?’고 묻는 어머니이다"고 했다. 오늘의 청소년들은 내일의 주인공이다. 옛날 아이들에 비하면 구김살 없이 밝게 자라고 가난이 어떤 것인지도 잘 모른다. 키도 체중도 많이 늘었고 아는 것도 많아 똑똑하다. 자기주장과 감정을 서슴없이 표현하며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스마트폰이 하나의 문화로 형성된 사회에 살고 있다. 그러나 가난을 모르고 자란 오늘의 청소년들은 자기중심적이고 제 할 일을 스스로 못하며 욕구 충동을 이겨내는 자제력이 부족한 면도 있다. 작은 어려움에도 쉽게 포기하는 나약함을 보이기도 한다. 청소년들은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할 수 있는 강인한 의지력과 끈기 있는 인내력을 길러 주고, 자신의 마음가짐이 인생을 결정짓는 중대한 결정을 한다는 사실을 깨우쳐 줘야 한다. 원하는 것을 모두 들어주기보다는 풍요 속에서도 절제하는 경험을 갖게 하고, 어떠한 유혹이나 충동이라도 이겨낼 수 있는 자아 통제력을 길러주는 것도 미래의 큰 인물로 성장할 동기부여가 가정, 학교 교육의 역할이다. 쇠는 불에서 강해지고, 강인한 사람은 역경에서 강해진다는 성인들의 말이 기억난다. 인성 형성 초기부터 웃어른께 공손하며 잘못을 저지르면 타이르고, 무엇이 어떻게 잘못됐는지 일깨워 자신의 행동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를 갖게 해야 한다.

다음은 어느 미국의 한 가정의 이야기다. 다섯 명의 자식을 둔 한 아버지는 유독 병약하고 형제들과도 잘 안 어울리는 한 아들 때문에 늘 가슴 아팠다고 한다. 어느 날 아버지는 다섯 명의 자식들에게 한 그루씩 나무를 나눠 주며 일 년 동안 잘 키운 아들에게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약속을 했다. 일 년이 지난 어느 날 아버지는 자식들을 데리고 숲으로 갔다. 놀랍게도 유독 한 그루의 나무가 다른 나무들에 비해 키도 크고 잎도 무성하게 잘 자랐다. 바로 아버지의 가슴을 가장 아프게 했던 그 아들의 나무였다. 약속대로 이 아들에게 원하는 것을 물었으나 아무런 말도 못했다. 그러나 아버지는 이 아들을 향해 큰 소리로 이렇게 나무를 잘 키운 것을 보니 분명 훌륭한 식물학자가 될 것이라며 칭찬을 했다. 아버지와 형제들로부터 명분 있는 지지와 성원을 받은 이 아들은 성취감이 고조됐다. 식물학자가 되겠다는 꿈에 부풀어 그날 밤 잠을 이루지 못했다. 하얗게 밤을 지샌 새벽에 잘 자라준 나무가 고맙기도 하도 신통해 숲으로 가니 조리개로 물을 주는 아버지가 보였다. 그 후 이 아들은 비록 식물학자는 되지 못했으나 미국 국민의 가장 많은 지지와 신뢰를 받은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다. 미국 최초의 4선 대통령으로서 국내적으로 대공황을 타개한 뉴딜정책을 추진했고, 대외적으로는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어 세계평화의 토대를 마련했다.

부모의 자식 사랑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같다. 그러나 많은 부모는 똑똑한 자식을 잘 키우려 하나 루스벨트의 아버지는 가장 부족한 자식을 잘 키우려 애를 썼다. 능력이 있는 자녀는 내 버려두어도 스스로 살아갈 수 있지만, 부족한 자녀는 보호와 격려를 받아야 잘 커갈 수 있게 된다는 교훈의 이야기이다.

학교에서도 좀 부족한 학생을 왕따로 만들어 모든 생활에서 다양한 환경 적응에 문제를 야기한다. 가정에서도 같은 자식 사이에도 처지는 자식이 있다. 부모의 의도적인 방법으로 부족한 자식에게 기를 살리는 방법을 마련해 줘야 한다. 이런 부모의 사랑과 보호를 받은 자녀는 굳은 의지력을 갖고 후일 필사적인 노력으로 부족한 점을 메워 가며 큰 인물로 성장하도록 동기를 조성하는 일이다. 스마트한 현대의 물질 문명사회에서 부모의 관심과 사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눈물의 빵을 먹은 사람이 아니면 인생의 맛을 알지 못한다’라는 괴테의 말처럼 우리 모두 자녀에게 관심과 배려, 긍정적인 사고와 사랑으로 키워 청렴한 내일의 큰 인물로 성장하도록 도와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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