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이유가 무엇일까? 멀리서 보고 느꼈던 감동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어수선한 느낌만 가득하다. 계절감은 느낄 수 있지만 경관적 감동은 느껴지지 않는다. 그 이유는 9개 지구로 나누어진 사각 형태의 공원이 각각 다른 시기에 조성됐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통일된 개념(concept)으로 디자인된 조성 계획의 실현이 어려웠을 것이다. 또 시공하면서 전체적인 통일감보다는 블록별로 현안 문제점을 그때그때 해결해 나가는 방식으로 조성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셸터, 의자, 포장패턴, 조명기구, 화장실, 운동시설 등 모든 시설물의 형태, 색상, 재질 등이 제각각이다. 또한 수종은 어떠한가, 왕벚나무, 느티나무, 메타세쿼이아 등 블록별로 혼재돼 있고, 통일감이 없다. 1지구부터 9지구까지 동·서 양측에 5~10열 하나의 수종으로 식재해 3.5㎞의 수목 터널을 이뤘다면 세계적인 명소가 됐을 것이다. 조성된 지 4년 후인 2009년에는 중앙공원 활성화를 위한 경관 개선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한 바 있다. 당시 경관분야에서 예산을 확보하고 리모델링 기본 계획을 수립했는데, 근본적인 문제점의 해결보다는 주로 시각적인 관점으로 진행돼 아쉬움을 남겼다.
얼마 전 중앙공원 활성화를 위한 시민대토론회가 있었다. 공원과 도시의 유기성, 생태기반, 문화예술 공존, 숲 보존, 선형 특성 연계, 공간체험의 연속성 확보, 선형 걷기, 개방성, 중앙공원 연결(도로폐쇄, 생태브리지, 터널) 등 여러 가지 대안이 제시됐다. 많은 시민들이 중앙공원이 활성화되기를 원하고 있다.
선진 사례를 살펴보자. 프랑스 라빌레뜨공원은 점과 선의 조화, 빨간색 구조물(35개의 폴리 folie) 등 통일감 있는 디자인과 다차원 공간 콘셉트로 디자인 축인 보행가교를 설치했는데, 하늘길에서 보행과 자전거 이용이 자유롭다. 요즈음 세계적으로 도시재생을 위한 보행가교 설치가 유행이다. 폐철도를 리모델링한 뉴욕 하이라인파크(길이2.9㎞)는 하늘길을 걷는 관광 명소로 원도심 상권 활성화에 큰 기여를 했다. 서울시에서도 0.9㎞의 서울역 고가공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숲의 경우는 공원에서 한강까지 0.5㎞(폭3m)의 보행가교를 공원 위에 설치했다. 여기에서 답을 찾을 수도 있을 듯하다.
중앙공원은 3.5㎞에 이르는 선형공원이다. 다차원 공간 개념을 접목해 약 8m 높이의 나무 위를 걷는 트리톱워크(tree top walk) 형태의 보행가교를 설치하고 연계해 트리타워(tree tower)를 4지구와 9지구에 설치한다면, 명소로서 사람이 모이고 공원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공원 녹지축을 단절하고 있는 7지구의 종합문화예술회관을 통과하는데 어려움이 있겠지만, 건물의 테라스와 동선을 연결시키는 방안 등으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슬럼화 우려가 있는 8지구 어린이교통공원 시설은 이전 또는 철거 검토하고, 지역주민의 생산기념품, 특산품 판매점과 젊은이들이 버스커 공연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리모델링하면 좋을 듯하다. 높은 나무 가까이에서 도시를 내려다보며 걷는 3.5㎞의 보행가교를 중앙공원에 만든다면 뉴욕의 하이라인보다 더 훌륭한 도심 속 명물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중앙공원이 생동감 넘치는 주민커뮤니티 공간으로 리모델링돼 진정한 그린 인프라스트럭처로서 활성화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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