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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남현 인천시 계양공원사업소 공원관리팀장
인천시 중앙공원은 폭 100m 길이3.5㎞ 규모에 이르는 도심권 그린 인프라스트럭처다. 중앙공원이 태동하게 된 과정을 살펴보면 1974년 56만7천㎡의 구월녹지(철도완충)로 고시된 것이 최초였다. 구월녹지는 1986년에 전면 폐지됐다가 그 이듬해인 1987년 면적이 33만㎡로 줄어든 중앙공원으로 다시 결정됨으로써 오늘에 이르렀다. 80년대 구월 토지구획정리사업지구에서 제외돼 방치됐던 1천여 동의 지장물을 어렵게 철거하고 17년간 완성된 소중한 공간이다. 중앙공원을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고 감탄하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다. 과밀한 도심권에서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을 느낄 수 있어 감동을 받는 것이다. 멀리서 바라보면 아름답게 보이지만 가까이서 살펴보면 무언가 아름다워 보이지 않는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멀리서 보고 느꼈던 감동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어수선한 느낌만 가득하다. 계절감은 느낄 수 있지만 경관적 감동은 느껴지지 않는다. 그 이유는 9개 지구로 나누어진 사각 형태의 공원이 각각 다른 시기에 조성됐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통일된 개념(concept)으로 디자인된 조성 계획의 실현이 어려웠을 것이다. 또 시공하면서 전체적인 통일감보다는 블록별로 현안 문제점을 그때그때 해결해 나가는 방식으로 조성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셸터, 의자, 포장패턴, 조명기구, 화장실, 운동시설 등 모든 시설물의 형태, 색상, 재질 등이 제각각이다. 또한 수종은 어떠한가, 왕벚나무, 느티나무, 메타세쿼이아 등 블록별로 혼재돼 있고, 통일감이 없다. 1지구부터 9지구까지 동·서 양측에 5~10열 하나의 수종으로 식재해 3.5㎞의 수목 터널을 이뤘다면 세계적인 명소가 됐을 것이다. 조성된 지 4년 후인 2009년에는 중앙공원 활성화를 위한 경관 개선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한 바 있다. 당시 경관분야에서 예산을 확보하고 리모델링 기본 계획을 수립했는데, 근본적인 문제점의 해결보다는 주로 시각적인 관점으로 진행돼 아쉬움을 남겼다.

 얼마 전 중앙공원 활성화를 위한 시민대토론회가 있었다. 공원과 도시의 유기성, 생태기반, 문화예술 공존, 숲 보존, 선형 특성 연계, 공간체험의 연속성 확보, 선형 걷기, 개방성, 중앙공원 연결(도로폐쇄, 생태브리지, 터널) 등 여러 가지 대안이 제시됐다. 많은 시민들이 중앙공원이 활성화되기를 원하고 있다.

 선진 사례를 살펴보자. 프랑스 라빌레뜨공원은 점과 선의 조화, 빨간색 구조물(35개의 폴리 folie) 등 통일감 있는 디자인과 다차원 공간 콘셉트로 디자인 축인 보행가교를 설치했는데, 하늘길에서 보행과 자전거 이용이 자유롭다. 요즈음 세계적으로 도시재생을 위한 보행가교 설치가 유행이다. 폐철도를 리모델링한 뉴욕 하이라인파크(길이2.9㎞)는 하늘길을 걷는 관광 명소로 원도심 상권 활성화에 큰 기여를 했다. 서울시에서도 0.9㎞의 서울역 고가공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숲의 경우는 공원에서 한강까지 0.5㎞(폭3m)의 보행가교를 공원 위에 설치했다. 여기에서 답을 찾을 수도 있을 듯하다.

 중앙공원은 3.5㎞에 이르는 선형공원이다. 다차원 공간 개념을 접목해 약 8m 높이의 나무 위를 걷는 트리톱워크(tree top walk) 형태의 보행가교를 설치하고 연계해 트리타워(tree tower)를 4지구와 9지구에 설치한다면, 명소로서 사람이 모이고 공원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공원 녹지축을 단절하고 있는 7지구의 종합문화예술회관을 통과하는데 어려움이 있겠지만, 건물의 테라스와 동선을 연결시키는 방안 등으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슬럼화 우려가 있는 8지구 어린이교통공원 시설은 이전 또는 철거 검토하고, 지역주민의 생산기념품, 특산품 판매점과 젊은이들이 버스커 공연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리모델링하면 좋을 듯하다. 높은 나무 가까이에서 도시를 내려다보며 걷는 3.5㎞의 보행가교를 중앙공원에 만든다면 뉴욕의 하이라인보다 더 훌륭한 도심 속 명물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중앙공원이 생동감 넘치는 주민커뮤니티 공간으로 리모델링돼 진정한 그린 인프라스트럭처로서 활성화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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