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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정학 푸른꿈비전스쿨 교장
인간은 학습하는 존재다. 학습은 배우고 익힌다는 뜻이다. 배운다는 것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거나, 새로 들어온 지식과 정보 등을 이해하고, 내 안에서 ‘의미 재구성’하는 것을 말한다. 즉 개념적 지식에 해당한다. 익힌다는 것은 배운 것을 실천에 활용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익숙하게 만들고, 자동적으로 필요한 정보가 인출되도록 만드는 자기화 과정이다. 그래서 ‘실천적 지식’, ‘경험적 지식’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인간에게는 학습이 진행된다. 학습은 학교에 다니는 학생에게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삶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에게 학습은 필수다. 수많은 지식과 정보가 쏟아져 나오는 오늘날, 우리는 학습하지 않고는 살 수가 없다.

 학습은 ‘소통’이며 ‘관계 맺기’다. 좋은 사람, 좋은 생각과 소통하고 관계 맺으면 좋은 사람이 된다. 나쁜 생각, 잘못된 정보, 이기적 관점들과 자꾸 관계 맺으면, 걱정되는 길로 빠지기 쉽다. 따라서 좋은 생각과 소통하고, 바른 관계 맺기를 지향하는 것이 ‘좋은 학습’이고 ‘바른 학습’이다. 바른 소통과 바른 관계가 학습의 본질이라면, 학습의 본질은 사랑이다. 사랑은 서로를 잘 알게 만들고, 아는 만큼 더 사랑할 수 있게 한다. 어떤 대상을 사랑하게 만들면 최고의 학습이 일어나게 된다. 사랑은 최고의 ‘학습력’을 선물한다. 또한 최상의 ‘학습관계’를 제공해준다. 학습력이라는 씨앗과 학습관계라는 토양이 잘 조화된 아름답고 풍성하고 건강한 학습생태계가 구성되는 것이다.

 ‘제4차 산업혁명’시대에 개인과 공동체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사랑이 충만한 ‘자기주도적 평생학습능력’이다. 자신의 학습을 모니터링하고 체계적으로 조직하고 평가할 수 있다면 좋은 학습자라고 할 수 있다. 학습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해결해야 할 문제들에 대해 학습을 조절하고, 학습을 기획하고, 학습의 과정을 즐겁고 기쁘게 만들어갈 수 있느냐는 것이다.

 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 키워드 중 하나인 인공지능을 생각해보라. 사물 인터넷 시대의 인공지능과 로봇 등은 기계적 반복과 계산 능력을 뛰어넘어 스스로 학습하고, 다양한 상황에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장착했다. 생각하는 존재인 인간의 영역을 빼앗고, 인간의 학습 능력조차도 저급한 노동력으로 평가절하시키는 상황이 다가오고 있다. 더 심각하게 문제가 되는 것은 인공지능과 로봇 등이 비윤리적이고 반인류적인 곳에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는 우리로 하여금 제4차 산업혁명시대를 바르게 관리하고, 이끌어 나갈 능력을 요구하고 있다. 로봇과 인공지능 등 고도화된 과학기술을 인류를 위해 바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보다 완숙한 지성과 인성을 갖는 인격체를 길러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배려하고 섬기고 존중하는 창의적인 인성교육, 물질과 정신의 우선순위를 바로 알고, 인간의 행복과 사랑, 진실과 진리 등을 중요시하는 참된 인간 교육으로 전환해야만 다음 세대들이 제4차 산업혁명시대를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삶의 전 과정에서 나타날 학습 활동을 돕는 목적의식적이고 체계적인 활동이 바로 교육이다. 국가의 교육은 한마디로 국가공동체 전반의 학습 활동을 돕기 위해 기획하고 준비하고 진행하고, 연결하고, 평가를 바탕으로 재조직하고, 개선해 나가는 일련의 과정이고 체계다. 그런데 우리는 사회는 교육의 대상을 학교와 학생들에게만 지나치게 한정하는 경향이 있다. 국민들의 삶 전체를 외면한 채 공교육 중심으로 좁게 설정해 교육 예산의 대부분을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최첨단 과학기술의 발달로 도래하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은 교육과 학습의 진정성을 회복하고, 진정한 평생학습 생태계를 구성해가는 데 있다. 국민 모두의 평생학습 능력과 학습관계를 돌아보고 진단하고, 올바른 처방을 내릴 수 있는 자세와 마인드가 시급히 필요하다. 가정과 마을과 직장과 온라인 등 ‘삶의 모든 현장이 학교’라는 인식이 대전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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