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사부일체'와 `가문의 영광'으로 1천만명의 관객을 불러모은 정준호와 `조연 전문배우' 공형진이 `투 톱'으로 나섰다.

올해 마지막 날에 개봉하는 `동해물과 백두산이'(제작 주머니필름ㆍ영화사 샘)는 이들을 짝패로 내세운 전형적인 버디 코미디. 멜로 영화 `오버 더 레인보우'에서 깔끔한 연출솜씨를 선보인 안진우가 메가폰을 잡았다.

이야기는 조선인민군 해군 13전대 매봉산 기지에서 시작된다. 혁명정신이 투철한 엘리트 함장 최백두(정준호)는 제대를 몇 달 앞둔 고참 병사 림동해(고영진)에게 낚싯대를 맡긴 채 갑판장(전진기)과 함께 바다 위 고무보트에서 술판을 벌인다.

반합 뚜껑에 따라 마신 백두산 들쭉술에 취해 둘이 잠들자 림동해도 수통째로 들이켜고 함께 잠이 든다. 그러나 어느덧 밤이 되어 화창하던 하늘은 장대비를 퍼붓고 잔잔하던 바다도 거센 파도를 때린다. 고무보트가 뒤집어져 조류에 떼밀려온 최백두와 림동해는 어느 바닷가에서 정신을 차리는데 그곳은 대한민국의 해수욕장. 이때부터 북으로 돌아가기 위한 필사의 노력이 펼쳐진다.

한편 범인을 붙잡아 호송하려던 안형사(박철)와 박형사(박상욱)는 가출한 딸 한나라(류현경)를 찾아오라는 경찰서장의 전화를 받고 해수욕장을 헤맨다. 친구들과 놀러온 한나라는 아버지의 신용카드를 사용하다가 파출소로 인계되고, 자수하러 이곳을 찾은 최백두와 림동해를 형사로 착각한 소장은 한나라를 이들에게 넘긴다.

자수 작전이 실패하자 최백두와 림동해는 2단계 귀환작전인 뗏목 만들기를 시도하다가 산림감시원에게 발각되고, 제트스키를 타고 북으로 내처 달리다가 "시간 다됐다"는 주인의 모터보트에 이끌려 돌아온다. 마지막 남은 희망은 단 하나. 해변에서 열린 전국노래자랑에 출전해 금강산 관광권이 상품으로 걸린 1등을 차지하는 것이다.

얼토당토않은 설정에 말도 안되는 상황이 이어지지만 영화는 그런대로 재미나게 흘러간다. 안형사 콤비가 최백두 일행과 엇갈리면서 빚어내는 소동도 배꼽을 쥐게만들고 공형진의 뺀들거리는 몸짓과 박철의 느물대는 표정도 웃음보를 터뜨리게 한다. 이재룡, 김원희 등 느닷없이 튀어나오는 인기 탤런트들의 카메오 출연도 무릎을치게 한다.

하지만 화장실 유머를 끼워넣은 것이라든지 불량 여고생들의 욕설투의 대사를 얹어놓은 것은 아무리 유행이라고 해도 보고 듣기에 부담스럽다. 다분히 요즘 충무로의 흥행 공식을 의식한 듯한 후반부의 눈물 장면도 상투적으로 느껴진다.

상영시간 103분.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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