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을 비판해온 바티칸의 한 고위 임원이 자신은 사담 후세인에 연민을 느끼고 있다며 미국이 후세인을 '소처럼' 다룬 비디오화면을 내보낸 것을 힐책했다고 뉴욕 타임스지 인터넷판이 16일 보도했다.

바티칸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인 레나토 마르티노 추기경은 바티칸의 세계평화의 날 메시지를 발표하기 위한 기자회견에서 "나는 이 사람이 파멸당하고 치아 검사를 받느라 소처럼 취급당하는 것을 보고 연민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후세인이 지난 13일 이라크 북부 지하에서 체포된 뒤 미국인 의사가 그를 조사하면서 입을 열게 하고 플래시를 비추는 장면을 찍은 화면에 언급, "그가 지고있는 모든 무거운 죄에도 불구하고 그가 이같은 비극에 처한 것을 보니 연민이 생겼다"고 말했다.

마르티노 추기경(71)은 사형에 대한 가톨릭 교회 전체의 반대입장을 재확인했으나 후세인이 적절한 곳에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는 데는 찬성한다고 밝혔다.

유엔 주재 교황청 대사를 지낸 마르티노 추기경은 미국의 대(對)이라크 정책에 이의를 제기한 것이 처음은 아니다.

그러나 후세인 체포 자체는 환영한다며 이라크에 평화와 민주주의를 실현하는데 도움이 될 필요한 '분수령'이라고 말했으나 체포의 결과와 그것이 폭력의 일부를 저지할 수 있게 될 것인지의 여부에 대해서는 걱정스럽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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