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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원영 인하대학교 프런티어학부 겸임교수
마크 트웨인은 ‘성공의 비결은 당신의 직업을 휴가로 만드는 데 있다’고 말했습니다. 휴가는 누구나 원하는 시간일 겁니다. 특히 평소에 열심히 일하는 사람에겐 더더욱 휴가가 기다려질 겁니다. 그리고 휴가를 마칠 즈음에는 바쁜 일상에서도 휴가를 즐길 수 있게 해준 모든 상황들에게 감사의 마음이 들 겁니다. 그런데 우리가 일하는 시간을 휴가처럼 여길 수 있다면 하루하루가 얼마나 행복할까요? 그 비결은 바로 ‘감사함’에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설레고 기쁨으로 가득 찬 만남이 될 수 있으려면 서로에 대한 ‘감사한’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에 이태리에서는 직업을 구할 길이 막막한 청년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스웨덴으로 이주해서 직장을 구하려고 했습니다. 청년은 스웨덴어뿐만 아니라 몇 개의 외국어도 능숙하게 구사할 수 있었기 때문에 어느 무역회사의 비서직에 원서를 냈다고 합니다. 시험을 치르고 합격 여부를 기다리고 있던 중에 드디어 회사에서 합격 여부를 담은 편지가 도착했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편지봉투를 열어본 청년은 무척 당황했습니다. 아니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고 표현하는 것이 적절할 겁니다. 편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으니까요.

 ‘회사업무에 당신은 적당하지 않다. 한마디로 멍청하고 우둔하다. 스웨덴어도 제대로 할 줄 모르는 바보 같으니!’

 청년은 자존심이 무척 상해서 어찌할 바를 몰랐습니다. 반박 편지를 써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러나 편지를 써 나가는 도중에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이 사람의 말이 맞는지도 몰라’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청년은 반박편지 대신에 감사편지를 썼습니다. ‘귀사의 업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제가 편지를 쓴 이유는 제 글에 오류가 많았음을 알려주셨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더욱 더 스웨덴어를 공부하겠습니다. 선생님의 따끔한 충고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얼마 후 회사에서 한통의 편지가 또 도착했습니다. 청년을 채용하겠다는 소식을 담은 편지였습니다. 이런 마음으로 살아간 청년은 훗날 유명한 변호사가 됐다고 합니다. 이렇게 감사하는 마음은 행운을 부르는 씨앗이기도 합니다. 큰 꿈을 가진 스트로사라는 청년은 그 꿈을 이루는데 꼭 필요한 돈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 동네에서 가장 부자로 알려진 바턴 씨를 찾아가 2천 달러를 빌려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제게 담보는 없지만 꿈과 용기가 있으니 믿고 빌려주신다면, 그 은혜는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청년의 용기를 높이 산 바턴 씨는 주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흔쾌히 빌려주었습니다. 과연 청년은 얼마 후 2천 달러를 갚았습니다. 그로부터 10년이 흘렀습니다. 마침 미국에는 경제공황이 일어나서 바턴 씨는 완전히 파산하고 7만5천 달러의 빚까지 지고 말았습니다. 우연히 이 소문을 들은 스트로사는 바턴 씨를 찾아가 그가 진 빚을 갚겠다고 말합니다. 그렇게 하는 이유가 참으로 멋집니다.

 "제게 빌려주신 2천 달러는 제가 분명히 갚았습니다. 그러나 당신이 베풀어 주신 은덕은 평생 갚지를 못합니다. 그때 빌려주신 그 돈으로 이렇게 큰 부자가 되었으니까요. 그러니 선생님에게 드리는 이 7만 5천 달러는 그때 제게 베풀어주신 은덕에 대한 감사입니다."

 감사는 ‘당연시하지 않는 마음의 표현’입니다. 오류 투성이임을 지적한 사람에게 분노보다 오히려 감사의 편지를 썼던 청년과 빌린 돈을 당연히 갚았으니 모든 것이 끝났다고 여기는 거래의 관계에서 한발 더 나아가 ‘나’를 믿고 빌려준 그 일로 인해 자신이 성장할 수 있었다고 고백하는 스트로사에게서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바로 우리가 ‘휴가’를 즐기는 것처럼 설레고 즐거운 흥분으로 행복한 관계를 만들어주는 ‘감사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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