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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형우 인천시 계양구청장
살면서 한 번씩은 들어본 뻔한 3대 거짓말이 있다. 노인이 늙으면 죽어야지 하는 것이 그 하나요, 처녀가 시집 안 간다는 말이 둘이요, 장사꾼이 밑지고 판다는 것이 세 번째이다. 그 중 노인이 늙으면 죽어야지 하는 거짓말은 왠지 듣는 이로 하여금 슬픔을 느끼게 한다. 아마도 처녀나 장사꾼의 거짓말은 자기 의지로 바꾸거나 고칠 수 있으나, 노인의 거짓말은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오는 세월을 고스란히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인간의 평균수명이 길어짐에 따라 요새 ‘100세 시대’란 말을 많이 한다. 100세 시대를 맞아 보험의 보장기간도 80세에서 100세로 늘어나는 추세이고, 65세 이상을 지칭하는 노인의 기준연령도 상향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노인 인구를 말하면서 65세 이상 인구가 총인구를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일 때 고령화사회, 14% 이상일 때 고령사회, 20% 이상을 초고령화 사회라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지난 2000년에 이미 노인 인구 비율이 7%를 넘어서며 고령화사회에 진입했다. 여기에 1955~1963년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baby boom generation)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노인 인구가 더욱 급속히 늘어나는 만큼 고령사회를 넘어 초고령화 사회로의 진입이 머지않았다. 계양구도 현재 노인인구가 2만9천700여 명으로 전체인구의 9%를 차지하는 고령화 사회에 해당한다. 고령화 사회에서 우리는 노인문제와 마주하게 된다. 인생의 황혼을 바라보고 있는 노인들이 빈곤과 질병으로부터 벗어나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노인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우리의 당면과제이다.

 2017년 새해를 맞아 계양구는 역점시책 추진 방향을 구민의 삶의 질 향상으로 정했다. 보다 실질적이고 만족하는 삶의 질에 있어 ‘노인복지’는 더욱 강조되는 사업이다. 세월을 힘없이 고스란히 받아들여야만 하는 노인 분들에게 노인복지정책의 방향에 따라 그 영향력 또한 그대로 파급되기 때문이다. 우리 계양구는 보다 다양한 노인복지정책을 추진하고자 한다. 건강한 어르신들에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노인 일자리 사업’을 확대 운영하고, 귤현동 일대에 ‘노인실버농장’을 조성해서 어르신들의 건강한 신체 활동 및 소일거리를 지원할 예정이다. 현재 계양구에는 노인복지회관과 노인문화센터 3곳, 6개의 노인대학, 그리고 156개의 경로당이 있는데 이곳들을 중심으로 어르신들의 친목은 물론 다양한 교육과 행복한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지원사업과 프로그램 발굴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자 한다.

 특히, 2012년부터 전국 최초로 시행하고 있는 경로당 방문 건강관리 사업은 2014년에 보건복지부로부터 통합 건강증진사업의 우수사례로 선정되면서 지금은 전국 지자체에서 벤치마킹을 하고 있다. 전담간호사 4명을 채용해 계양구 관내 156개 모든 경로당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어르신들의 건강검진 및 상담을 진행하고 심뇌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혈압·혈당 측정과 예방교육을 병행하고 있으며, 치매와 우울증 예방을 위한 다양한 인지 재활 프로그램과 운동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에는 계양구 한의사협회와 연계해서 경로당 한방주치의 사업을 새롭게 추진하고자 한다. 경로당 14곳과 한의원을 1:1로 연결해서 매월 1회씩 직접 방문해서 한방진료를 하는 사업으로 어르신들의 건강관리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 인생이 한 편의 드라마라고 한다면 우리는 어떤 결말을 꿈꿀까? 비련의 주인공과 비극적 결말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당연히 모두 해피엔딩을 선택할 것이다. ‘행복한 노후’가 기다리고 있다면 젊은 날의 고생이 아깝지 않고 또한 흥청망청 보내지도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계양구 노인들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인생 드라마가 해피엔딩이 될 수 있도록 노인복지 해결책에 대해 오늘도 고민하는 하루를 보낸다. 그것은 노인의 나이보다 조금 젊은 내가 할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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