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국.jpg
▲ 박선국 인천지방중소기업청장
맑은 하늘을 떠오르게 하는 ‘푸를 청(靑)’ 자와 어둡고 쓸쓸한 느낌의 ‘잃을 실(失)’ 자라는 두 글자가 나란히 놓이니 어색할 법도 하다. 그러나 어느 새 청년 실업이라는 말이 익숙할 만큼, 우리는 청년들이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11월 기준 청년(15~29세) 실업률은 8.5%로 전년 동월 대비 1.1%p 상승했다. 외환위기의 여파로 청년들이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웠던 1999년 10월의 청년 실업률이 8.6%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지금의 청년 실업 문제는 심각하다.

 청년 실업은 여러 사람을 아프게 만든다. 가장 아픈 사람은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있는 청년 자신일 것이다. 아프니까 청춘이라고는 하지만, 지나친 아픔은 청춘을 병들게 한다. 취업 걱정에 잠 못 이루는 자녀를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도 아플 것이다. 이렇듯 많은 가정이 청년 실업이라는 열병을 앓고 있다.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이 열병을 몰아내기 어렵다. 국가가 치유를 도와야 한다.

 이런 이유로 정부는 청년 실업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 우리 인천지방중소기업청도 청년을 위한 지원 시책을 펼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올해 처음으로 도입된 ‘청년몰 조성’은 각별한 의미를 지닌 사업이다.

 청년몰 조성은 전통시장의 유휴 공간을 활용해 쇼핑과 문화 체험이 동시에 가능한 복합 공간을 조성하는 것이다. 청년 상인들을 통해 전통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동시에 청년들에게 창업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의 사업이다. 만 39세 이하의 청년 중 기발한 창업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을 선발해 교육, 시설 지원 등 창업에 필요한 기본적인 도움을 제공한다.

 지원 대상자로 선발된 청년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경험이 없음에도 참신한 창업 아이템을 만들어 내는 청년들을 보면 기특하다. 열정은 있으나 경제적인 문제로 창업을 하지 못하고 도움을 받기 위해 문을 두드리는 청년들도 있다. 이들을 보고 있자면 애틋하기도 하고 공직자로서의 책임감도 느낀다. 관(官)의 입장에서 경제적 지원을 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인생 선배로서 마음으로 도와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올해 청년몰 조성 지원 대상은 전국 총 16개 시장, 341개 점포다. 인천 지역에서는 강화 중앙시장에 20개 점포를 조성할 계획이다. 절대적 수치만 놓고 본다면 전(全)국가적인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부족해보일 수 있다.

 그러나 청년몰 조성의 기대 효과는 단순히 시장 수, 점포 수만을 가지고 가늠할 수 없다. 청년들의 아이디어와 열정이 성공적인 창업으로 이어지도록 도움으로써,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본으로 삼을 만한 사례를 만들어주는 것이 이 사업의 참된 기대 효과다. 한 명의 청년이 만들어낼 성공 사례가 천 명의 청년들에게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심어주길 바란다.

 청년들에게 직업은 단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직업 활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성취감, 어려운 상황을 극복한 경험은 사람을 단련시킨다. 직장에서 사람들을 통해 견문을 넓히고 다양한 분야를 간접 경험함으로써, 세상을 멀리 내다볼 수 있는 시야를 갖출 수 있다. 이러한 것들은 커다란 재산이며, 장차 먼 길을 걸어 나가야 할 청년들에게 꼭 필요한 양식이다. 그래서 청년들에게는 양질의 일자리가 필요하고, 그래서 지금의 청년 실업 문제는 더욱 뼈아프다.

 우리 인천지방중소기업청은 청년들의 아픔을 덜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앞서 말한 지원 사업들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정책 수요자의 말에 귀 기울이고, 제도 개선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인천지방중소기업청은 청년 실업 문제 해결에 큰 힘을 보탤 수 있도록 항상 고민하고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 이러한 우리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 추운 겨울을 버텨내고 있는 청년들의 앞날에 아름다운 꽃길이 펼쳐지길 바란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