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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작년 현대차그룹의 비상경영이 지속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차지하는 자동차 판매 점유율이 매년 더욱 줄어들고 있고 해외 시장에서도 더욱 치열한 싸움이 전개되다 보니 미래를 내다보는 시각도 점차 부정적인 요소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를 비롯해 당분간 수입차 시장도 더욱 위력을 나타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미 1위를 달리고 있는 벤츠의 경우 저가형 차종을 다양하게 보급하면서 국산차의 시장을 잠식시키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고 그동안 개점 휴업상태였던 폭스바겐 신차종이 봄에는 본격적으로 판매를 시작할 것이기 때문이다. 폭스바겐은 가성비 측면에서 볼보와 함께 가장 인식이 좋은 차종인 만큼 점유율 증가가 확실시된다고 할 수 있다. 국내 마이너 3사의 선전도 현대차그룹의 입장에서는 큰 난제라 할 수 있다.

 해외 시장은 더욱 고민이 많은 상황이다.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과 자국 우선주의가 겹치면서 더욱 해결과제가 많아졌다고 할 수 있다. 한미FTA에 대한 재협상이나 수출 주도의 완성차의 경우도 문제가 커지겠지만 이미 멕시코 기아차 공장에서 생산된 차종을 미국으로 수출하는 방법도 부정적인 시각이 커지고 있고, 무조건적인 미국 생산을 고려하라는 트럼프 행정부와 쉽지 않은 과제가 누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시장도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본래부터 워낙 치열한 시장이지만 중국 정부의 자국산 전기차 사랑으로 북경현대차는 전기차 등 친환경차에 대한 중국 생산 판매를 충분히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중국산 편향의 전기차 지원 등 중국 정부의 자국 우선주의가 다양한 사례를 통해 노출됐음에도 불구하고 미리부터 준비하지 못한 아쉬움도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미 발표된 바와 같이 현대차그룹은 향후 중국 시장을 위해 중국산 배터리를 활용한 중국에서의 전기차 생산 등 다양한 친환경차를 생산 판매해야 하기 때문이다. 유럽 시장도 더욱 치열한 상황이다. 살아난 폭스바겐그룹은 작년 디젤게이트 속에서도 세계 1위 생산이라는 기염을 토했고 이미 BMW나 벤츠 등은 더욱 프리미엄 시장에 대한 굳히기 작전에 돌입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절체절명의 시기에 현대차그룹은 무엇을 해야 할까? 우선 미국과 중국의 자국 우선주의를 돌파할 수 있는 현명하고 냉정한 판단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미국과 중국 생산 시설에 대한 효율성은 물론 생산 신차종에 대한 철저한 준비로 타이밍에 맞는 신차종과 전략이 더욱 세밀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제네시스 등 프리미엄 차종에 대한 지속적이고도 냉철한 전략으로 영업 이득을 더욱 극대화하는 그림도 제대로 그려야 한다.

둘째로 신시장에 대한 개척 활성화이다. 대부분 시장에서 치열하게 싸우고 있으나 아직 동남아는 떠오르는 시장이다. 당장 인도네시아 시장만 해도 신차 시장이 120만 대 수준으로 올라서고 있고 기아 카니발 등 당장 시장에 내놓아도 큰 인기를 끌 수 있는 차종도 여러 가지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당장 동남아팀 운영을 통해 적극적인 시장분석과 대안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로 자율주행차, 친환경차 등 선진국 대비 떨어지는 연구 개발에 총력을 더욱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선진국 대비 약 3년 이상의 격차가 예상되는 만큼 간격을 좁히고 싸울 수 있는 기종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넷째 내부의 패러다임 전환이다. 기존의 상명하복식 관행과 무조건적인 하달 방식은 지금의 시대와 많이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소비자를 고려하는 적극적인 배려와 이해가 필요하고 정부와 더불어 주도적으로 자동차 소비자 운동을 펼쳐야 한다는 것이다. 부정적인 소비자의 시각을 어떻게 바꾸어 놓는가는 바로 충성도는 물론 자동차 판매율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여기에 매년 연례행사인 노조파업을 어떻게 관리하는 가도 핵심적인 과제라 할 수 있다. 아무리 다른 요소가 좋아도 노조파업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현대차그룹의 미래는 없다고 할 수 있다. 내부 시스템의 실질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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