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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철상 경기도 균형발전기획실 기획예산담당관
미국의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그는 ‘ET’, ‘쥬라기 공원’, ‘인디아나 존스’ 등 다수의 블록버스터 영화를 흥행시키면서 세계적인 명장 중의 하나로 손꼽히게 됐다. 미국의 ‘타임(TIME)’지는 그를 20세기에서 가장 중요한 100인에 선정하기도 했고, 지금까지 수많은 블록버스터 감독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실제로 그가 1993년 제작한 ‘쥬라기공원’ 1편이 일궈낸 흥행실적에 대해 "자동차 150만 대를 수출한 이득과 맞먹는다"라는 풍문이 아직까지 회자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스필버그의 영화를 보고 자란 ‘스필버그 키드’들이 곳곳에서 활동 중이다. 특히 1990년대 말부터 중국, 일본, 동남아 등 아시아를 중심으로 불기 시작한 ‘한류열풍’에 힘입어 영화와 드라마 등 다양한 영상·문화 콘텐츠가 세계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일본을 강타한 ‘겨울연가’는 물론, 최근 중화권에서 큰 인기를 얻어 관광시장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는 ‘태양의 후예’, ‘도깨비’까지 ‘한국 드라마’의 위상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또한,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는 칸영화제에서 한국 최초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실로 예술성과 흥행성을 갖춘 다양한 콘텐츠들이 세계인을 사로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분위기와는 달리 영상·문화 콘텐츠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우리나라의 인프라 상황은 어떠한가. 다행히 대학에서 관련분야를 전공한 청년이라면 그나마 괜찮겠지만, 대학을 나오지 않거나 비전공자들에게는 턱없이 높은 문턱인 것이 현실이 아닌가. 지금도 많은 청년들이 제2의 박찬욱, 제2의 김태호를 꿈꾸고 있지만 정작 실력을 키우고 경력을 쌓을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물론, 현재 많은 ‘방송 아카데미’들이 있지만 만만치 않은 수강료가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통상 시중의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수강하기 위해서는 매월 수십만 원씩, 심지어 기본 ‘5개월 과정’을 들으려면 수백만 원이나 되는 비용을 쏟아 부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경기도는 도가 보유한 영상제작 인력과 장비를 활용, 영상분야 취업 희망자들에게 미디어 관련 직업 체험과 취업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지난해 7월부터 ‘경기도 영상아카데미’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특히 경기도가 보유한 방송 인프라와 노하우를 도민들과 함께 누릴 수 있게 하는 ‘공유적 시장경제 정책’의 일환이기도 하다. 이 프로그램의 교육생들은 ‘연출 및 기획’, ‘영상촬영’, ‘영상편집’, ‘아나운서·리포팅’ 등 4개의 교육과정을 무료로 들을 수 있다. 특히 8주간의 교육 기간 4주는 해당분야 전문가로부터 이론교육을 받아 기초적인 소양을 다지고, 나머지 4주는 배운 것을 토대로 실습하는 방식으로 이뤄져 방송장비를 처음 다루는 이들에게도 어렵지 않게 배울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뿐만 아니라 수료생들에게 경기도가 보유한 각종 영상장비와 편집실을 무상으로 대여한다는 것과, 완성한 영상작품을 ‘케이블 TV’ 채널을 통해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 역시 큰 인기로 작용하고 있다. 이른바 관련 분야 스펙(SPEC)이 중요한 취업 지망생들에게는 안성맞춤인 셈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경기도 영상 아카데미’가 영상분야 취업을 꿈꾸는 우리나라 청년들의 꿈의 디딤돌이 되길 바란다. 경기도가 바뀌면 대한민국도 바뀌기 때문이다. 경기도 영상 아카데미에서 키운 ‘인재’들이 앞으로 한국과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인, PD, 아나운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경기도는 ‘영상 아카데미’가 청년들의 꿈을 실현시키는 ‘산실’이 될 수 있도록 운영에 각고의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그래서 제2의 스티븐 스필버그, 제2의 제임스 카메론이 경기도에서 배출될 때까지, 그리고 그들이 세계적인 시상식의 영광스러운 자리에서 ‘경기도 아카데미’를 언급하는 그날까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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