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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순휘 청운대 교수
최근 사드배치 문제와 관련해 중국의 과민반응을 보면서 대국굴기(大國屈起)의 ‘오만과 편견’을 발견한다. 역시 중국 공산당은 우리 편이 될 수 없는 임계각(臨界角)을 갖고 있음을 자각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중국이라는 나라의 역사의 속성(屬性)을 통찰해 보자면 한마디로 패권추구의 전형적인 패러다임으로 유지·발전해 왔다고 할 것이다. 즉 중국 최초의 하(夏)왕조(BC2000~1600)와 상(商)-은(殷)-주(周)로 이어지는 고대왕조시대에는 봉건제를 시스템화해 내치안정을 이뤘다. 그후 춘추시대(BC770~403)에 100여 개의 제후국으로 분열됐다가 제, 조, 위, 한, 연, 초, 진의 전국칠웅시대(BC402~221)를 보냈다. 천하통일한 진(秦)은 진시황의 실정으로 3대 만에 패망(BC221~201)해 한(漢)으로 천하통일이 된다. 중국역사를 통찰해보면 통일제국이 된 후에는 혼란한 내정을 수습하기 위한 꼼수로 주변국에 대한 전쟁을 일으키는 버르장머리가 있다는 것이다.

 고조선의 멸망도 알고 보면 한나라의 의도된 침략전쟁에 의한 것이었다. 후한이 멸망 후 삼국시대에는 아시아의 주변국들이 안정된 시대를 누리다가 5호16국시대(280~439)기간에는 고구려, 백제, 신라가 전성기를 누리게 된다. 중국이 분열기를 보내고 수(隋)통일 후에는 고구려를 공격했고, 당(唐)건국 후 또다시 고구려를 침략하면서 내부를 안정시키는 정책을 취하면서 결국 신라와 연합해 중국의 동북부에 대한 지배력을 확장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중국의 침략전쟁에 의해 고구려와 백제가 멸망하는 비운을 맞게 된다. 중국민족의 고질적인 망나니짓이 우리의 역사에 도움보다는 해를 더 많이 끼쳐왔다는 것이 역사가 증거한다.

 당(618~907)멸망 후 5대 10국의 혼란기에는 주변국에 대한 공격이 없다가 송이 건국되면서 대륙이 안정되자 고려에 대한 노골적인 지배야욕으로 전화를 당하게 된다. 만주에서 거란족이 세운 요(遼)나라가 집권한 후에는 송의 분열로 외부에 대한 공격이 자제된다. 그후 여진족이 세운 금(金)이 요를 멸망시키고 남송시대(1127~1279)로 힘이 약화되자 동북아시아는 안정기를 갖는다.

 그러나 금이 대륙전쟁을 일으키면서 고려도 전화에 휩쓸리게 된다. 이처럼 우리 역사는 중국대륙의 정세적 변화에 종속변수적인 전란(戰亂)을 겪어온 것이 중국과의 관계사라고도 할 것이다. 그후 원(1271~1368)시대에도 고려는 침략전쟁의 희생을 당했고, 명(1368~1644)시대에는 사대조공(事大朝貢)이라는 외교방식으로 주변국을 종속시켰고 지배했다. 후금을 거쳐 청(淸)시대(1616~1912)에도 만주족의 지배를 받으면서도 역시 주변국을 통제하는 패권전략을 추구했던 역사가 바로 중국의 역사라는 관점에서 결국은 우호선린을 기대할 수 없는 DNA적 근성이 있는 것을 상기해야한다.

 따라서 장개석과 모택동의 국공전쟁(1946~1949)이후 한반도의 한국전쟁 개입도 그런 버릇의 연장선상과 주변국에 대한 지배전략에 근거한 것이다. 20세기 초 청의 멸망 과정에서 세계열강에 조차지(租借地)를 주었던 치욕을 상기하면서 정신차렸다는 것이 1980년대 도광양회(韜光養晦)라는 대외정책이었다. 이 과정에서 대국굴기라는 국가개혁이 추진됐고, 군사굴기로 강력한 군사대국도 실현했다. 이처럼 중국이 발전해 왔다는 점에서 주변국은 우려의 눈길을 보내온 것이 사실이나 오늘날 한국의 사드문제에 대해 내정간섭 이상의 히스테리를 부리는 것은 중국민족의 정체성을 재발견하게 된다. 역시 그들은 역사의 열등감이 병변적으로 내재된 민족이라는 것이다. 알고보면 중국은 아편전쟁(1840~1842), 청불전쟁(1884), 청일전쟁(1894), 만주사변(1931~1936), 중일전쟁(1936~1945), 한국전쟁(1950~1953), 중월전쟁(1979~1989)에 이르기까지 지난 180여 년간 대외전쟁에서 이겨본 경험이 없는 패전의 역사뿐인데서 나오는 중국이라는 민족집단의 히스테리라는 것이다. 한국의 고통을 통해서 힘이 있다는 자기만족을 하면서 ‘빼갈(白干兒)’을 기울일 지 모르지만 한심하다는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

 과거 일본은 만주사변과 중일전쟁을 하면서 땅덩어리만 큰 허약한 나라라는 것을 알고 중국을 가리켜서 ‘대동아병부(大東亞病夫)’라고 조소했다. 알고 보니 일본이 중국을 폄훼한 것이 아니라 정말 치졸하기가 ‘병부(病夫)’가 맞다는 생각이 든다. 사드가 대북미사일 방어용이고 수차례 운영상의 양해를 구했음에도 전방위적으로 한국을 옥죄는 버르장머리는 스스로 ‘대동아병부’를 검증한 것이다. 절대 중국의 압박에 굴복해서도 안 되고, 중국공산당이 적(敵)이라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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