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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두환 인하대학교 물리학과 연구교수
지난 10일, 대한민국 헌정사상 최초의 대통령 탄핵 인용 사건이 발생해 이정미 헌법 재판관은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고 선고했다. 판결의 내용을 떠나, 박근혜 전 대통령은 ‘불통’의 대명사임은 확실하다. 그리고 촛불집회와 태극기 집회는 자기 진영의 ‘소통’의 산물이라 평가할 수 있었을 것이다. 소통은 인간관계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중국 노나라의 사상가인 묵자는 인간관계의 기술 7가지를 제시했다. 1) 지혜로운 사람은 때와 장소, 사람을 가릴 줄 안다. 2) 아첨하는 사람을 곁에 두지 않는다. 3) 겸허한 태도로 마음을 연다. 4) 상대방의 자존심을 짓밟는 의미 없는 논쟁은 하지 않는다. 5) 나를 비워야 타인을 담을 수 있다. 6) 소인에게 맞서는 기술과 피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7) 자신의 재능을 지나치게 드러내지 않는다.

묵자의 인간관계 기술의 핵심은 타인과의 진정한 소통을 하기 위한 자신의 처세술이라 생각한다. 국어사전에서 ‘소통’은 ‘사물이 막힘이 없이 잘 통함’과 ‘의견이나 의사 따위가 남에게 잘 통함’이라는 의미이다. 완벽한 ‘소통’이 되기 위해서는 양자 간의 정보가 완전하고 정확하게 전달돼야 할 것이다.

과학기술의 발달은 새로운 소통의 확장을 예고했다. 인간과 인간과의 소통은 유비쿼터스 도입으로 인간과 사물과의 소통으로 확장됐다. 또한 사물인터넷 도입으로 이제는 사물과 사물과의 소통도 활발하게 일어나게 될 것이다. 이제 전방위적 소통이 일어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통상적으로 사물에는 서로의 정보를 교환하기 위해 인공지능이 탑재하게 될 것이다. 만약 사물에 인공지능이 탑재하게 된다면 이는 로봇으로 분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과 사물 간의 소통은 인간과 로봇과의 소통으로 변환되고, 사물과 사물 간의 소통은 로봇 간의 소통으로 변환시킨다면, 궁극적으로 모든 소통은 인간과 로봇의 소통으로 인식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이 소통해야 할 로봇의 영역은 어디까지일까?

2015년 9월 다보스포럼인 세계경제포럼에서 미래의 디지털 초연결사회를 구축하는 21가지의 티핑포인트를 설명하는 ‘세계경제포럼보고서’를 발표했다. 800명이 넘는 정보통신기술 분야의 경영진과 전문가가 이 조사에 참여했으며, 제4차 산업혁명으로 촉발된 변화를 구체적으로 짚었다. 상위 랭킹 5위를 살펴보면 91.2%가 동의한 ‘웨어러블 인터넷’, 이는 인구의 10%가 인터넷에 연결된 의복 착용, 91.0%가 동의한 스토리지 기술로서, 인구의 90% 사람들이 무한 용량의 무료 저장소를 보유, 89.2%가 동의한 1조 개의 센서가 인터넷에 연결하는 사물인터넷, 86.5%가 동의한 서비스 분야에서 미국 최초의 로봇 약사 출현, 85.5%가 동의한 새로운 인터페이스로서의 시각으로 인구 10%가 인터넷에 연결된 안경을 사용한다. 이는 2025년까지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며, 인간과 로봇의 경계도 모호해지게 된다. 예를 들어 인공장기, 로봇팔다리 등 50% 이상을 로봇으로 장착한 인간은 로봇인가? 인간인가? 좀 더 나아가 로봇에 인공의 뇌를 장착한 것은 무엇인가? 인간은 점점 더 로봇에 가까워지고, 로봇은 점점 더 인간에 가까워지는 시점에서, 로봇의 생존에 대한 윤리도 필요하게 될 것이다.

미래사회 키워드 중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로봇은 이제 진화 발전된 모습으로 거듭나고 있다. 1921년 체코슬로바키아의 소설가인 차페크가 그의 희곡에서 처음 사용은 로봇(robot)은 1961년 미국의 포드자동차에 최초의 산업용 로봇으로 그 모습을 드러낸 이후, 현재에는 인공지능을 탑재한 모든 사물을 지칭하게 될 것이다. 사물인터넷(IoT), 빅 데이터(Big Data), 인공 지능(AI), 사이버물리시스템(Cyber Physical System)으로 구성된 제4차 산업혁명의 영향으로 인해 세상은 인간과 로봇으로 크게 구별될 것이며, 더 나아가 인간과 로봇의 합본체인 초인류의 출현도 가늠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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