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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도 농협구례교육원 은퇴설계전문가
1%의 초저금리 시대, 우리는 흔히 55~65세 사이를 ‘소득절벽’이라고 부른다. 이는 절망적이고 침울한 사회현상을 묘사할 때 단어 끝에 ‘절벽’을 붙이는 게 유행처럼 번지면서 생겨난 말이다. 빅데이터 분석업체인 다음소프트가 2010년 1월부터 2015년 4월까지 ‘절벽’이라는 단어를 포함한 트위터 38만여 건과 블로그 43만여 건을 분석했더니 ‘인구절벽’, ‘취업절벽’, ‘소비절벽’이 한국사회를 묘사할 때 가장 많이 언급됐다고 한다. 55~65세 사이를 ‘소득절벽’이라고 부르는 것은 직장인이 은퇴 후 국민연금을 수령하기까지 최저생활비조차 벌기 어려운 소득이 없는 상황을 적나라하게 나타낸 것이다. 이 시기를 ‘마의 10년’이라고도 한다. 다시 말해 평안한 노후를 위해서는 반드시 55~65세 10년간 생활비로 사용할 수 있는 현금흐름을 확보해둬야 한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마의 10년’을 시작으로 떳떳하고 당당한 노후생활을 위한 본격적인 대비는 언제부터 해야 좋을까?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가 정답이다. 늦어도 40대 중반 이전에는 시작해야 된다는 얘기다. 가장 안전하면서도 확실한 노후준비 방법으로 ‘강제저축 상품 3인방’을 꼽을 수 있다. 즉 퇴직연금과 연금저축(펀드), 연금보험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 당장 내 돈으로 느껴지지 않는 특성상 연금은 강제성을 가져야 저축률이 높아진다는데, 세 상품 모두 쉽게 해지할 수 없다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가계에 부담을 느끼는 금액을 저축하라는 게 아니다. 적은 돈이라도 꾸준히 불려나간다면 이들 3인방은 ‘마의 10년’은 물론 떳떳한 노후의 삶을 어느 정도는 보장해 줄 것이다. 따라서 노후대비의 마법사 ‘강제저축 3인방’ 활용법을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우선 퇴직연금은 매월 급여에서 일정액을 떼어 가기 때문에 대표적인 강제저축 상품이라고 할 수 있으며, 연봉이 많을수록 퇴직연금에 자동적으로 빠지는 돈의 액수도 커진다. 또한 직장을 그만 두더라도 개인형 퇴직계좌(IRA)로 계속 불입해 나갈 수 있다.

 그리고 노후생활비 마련이 목적이라면 ‘연금저축’과 ‘연금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둘째, 연금저축은 세테크, 재테크가 한 번에 가능한 상품이다. 국내 거주자라면 누구나 연간 1천800만 원 한도로 가입 가능하며, 연간 한도 400만 원 내에서 12%에 해당하는 금액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지방소득세를 포함할 경우 세액공제율은 13.2%에 달한다. 따라서 연금저축계좌에 퇴직연금까지 납입할 경우 세액공제 한도가 연 300만 원 추가돼 세금공제 혜택을 700만 원의 13.2%인 92만 4천 원까지 받을 수 있다. 셋째, 연금보험도 강제저축 상품 가운데 하나로, 특히 국내 금융상품 중 불입액에 대한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는 유일무이한 상품이다. 15세 이상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고 45세부터 연금으로 받을 수 있다. 연금저축과는 달리 연금보험 가입자는 적립 기간에는 세액공제 혜택은 없지만 연금을 수령할 때 연금소득세를 전혀 납부하지 않는다. 단지, 노후생활비 마련이 목적이라면 ‘연금저축’과 ‘연금보험’에 가입하는 게 좋다. 두 상품 모두 특정 나이가 됐을 때부터 연금으로 수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갓 취업한 사회 초년생에게 은행권의 가장 먼저 금융상품이 바로 연금저축이다. 이는 가입과 동시에 안정적 노후생활에 첫발을 내딛는 셈이기 때문이다. 노후의 안정적인 생활을 가늠할 수 있는 연금 소득 대체율이 우리나라의 경우 45~50% 수준인 점을 감안할 때 연금저축 가입은 노후생활을 위한 필수조건인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연금소득 대체율 평균은 63.6%, 세계은행 권고 기준은 70~80%이다. 연금소득 대체율이 80%라는 것은 은퇴 전 생활비가 월 300만 원일 경우 적정 노후 생활비는 240만 원이라는 의미이다. 우리나라는 그 절반수준으로 노후를 보내는 것이다. 여기서 연금소득 대체율이란 연금 가입 기간 중 평균소득을 현재가치로 환산한 금액대비 연금 지급액으로 연금액이 개인의 생애 평균소득의 몇 %가 되는지를 보여주는 이율을 뜻한다. 따라서 저금리, 저성장 장기화 시대에 소득절벽세대의 위기를 잘 극복하려면 위에서 언급한 ‘강제저축 3인방’ 활용은 선택 아닌 필수로 철저한 노후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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