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즌(The Prison)
125분/액션/청소년관람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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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전혀 다른, 설마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라는 반문이 들 정도로 황당무계한 얘기인 ‘프리즌’은 내용과 달리 2017년 상반기 최고의 기대작으로 꼽힌다.

이야기 자체는 사실 말이 안 된다. 죄수를 교정하는 시설인 교도소가 완전범죄를 일으키는 총본산이라는, 죄수들이 스스로 교도소를 들어가려고 난리고, 누구도 교도소 밖을 나가려고 하지 않는다는 설정이 신선한 발상에서 출발했다고는 하지만 무리가 있는 게 사실이다.

죄수번호 1331번, 정익호(한석규 분)가 주인공이다. 그의 말이 교도소 내에서 법일 정도로 죄수들과 교도관을 발밑에 두고 쥐락펴락하는 절대 제왕이다.

정익호는 수하 죄수들과 함께 밤이면 교도소를 나가 온갖 악행을 벌인다. 탈세 혐의를 밝힐 증인의 사망, 대규모 마약 밀수입과 유통, 어떤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던 기자의 죽음 등.

여기에 맞서는 이는 죄수번호 3260, 전직 경찰 송유건(김래원)이다. 범인검거율 100%를 자랑하며 한때 ‘저승사자’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로 잘나가는 경찰이었던 그가 어느 날 교도소에 수감된다. 죄목은 경찰 매수 등이지만 정체를 알 수 없는 캐릭터로 등장한다.

이렇듯 관객들의 허를 찌르는 설정과 뻔하지 않는 이야기들이 전개되지만 어쨌든 ‘프리즌’은 범죄 액션 영화 범주를 넘지 않는다. ‘범죄와의 전쟁’(2012), ‘신세계’(2013)’를 잇는 범죄 액션 영화라는 뜻이다. 잔인한 장면이 많은 데다 흥미진진한 액션신이 많이 나온다.

각종 부정부패가 드러났던 1990년대를 배경으로 재소자들이 생활했던 실제 교도소에서 촬영된 점도 특이하다. 최근 SBS TV 프로그램 ‘피고인’도 같은 장소인 전남 장흥교도소에서 촬영됐다는 후문이다.

정익호의 행동대장으로 죄수번호 2493을 단 홍표(조재윤), 죄수번호 2262 건달 두목 창길(신성록), 비리 대왕인 교도소 강소장(정웅인) 등 조연들의 연기도 볼만하다.

교도소를 자신의 왕국으로 만들고 각종 범죄를 저지르는 절대 악인 정익호와 그에 맞서는 전직 경찰 송유건 간의 싸움에서 누가 이길까? 그건 중요하지 않다. 오락영화라고 보면 그렇다.

주인공으로 나오는 배우 한석규와 김래원의 명품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입장료가 아깝지 않다.

김경일 기자 ki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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