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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석승 동북아교육문화진흥원장

1945년 일제의 질곡(桎梏)으로부터 해방된 이후 70여 년에 이르기까지 김일성, 김정일, 그리고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북한정권의 행태를 조금만 유심히 살펴보면 ‘그 나물에 그 밥’임을 알 수 있다.

 살아 생전 김일성은 자신의 정적(政敵)이라 간주하면 없는 죄도 억지로 뒤집어 씌워 무참하게 숙청하는 만행을 저질렀으며, 김정일 역시 그 피를 그대로 이어받아 ‘심화조사건’ 등을 통해 수만 명의 무고한 목숨을 빼앗았다.

 그러나 이들 부자의 행각은 그 정도나 규모면에서 볼 때 오히려 약하다고 평가될 만큼, 이제 겨우 30대 초반에 이른 김정은은 한 수 위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집권 직전인 2009년 11월 말 이른바 ‘화폐교환조치’로 주민들이 알토란처럼 아끼면서 비축해 온 화폐를 휴지조각으로 만들어버리는 백주(白晝)의 날강도짓을 저질렀는가 하면, 집권 이후에도 "더 이상 인민들이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게 하겠다"는 공언(公言)은 허공 속에 울려퍼지는 공언(空言)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김정은은 친고모부인 장성택을 반당반혁명분자로 낙인찍어 무참하게 처형하였는가 하면 지난 2월에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공항에서 이복(異腹) 형인 김정남을 독살하는 만행을 서슴없이 저지르기도 했다.

 문제는 김정은의 시대착오적 망상이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있다는 점에 있다. "발은 조선에 붙이고, 눈은 세계를 보라. 혁명의 수뇌부를 결사옹위하라. 조선이 없으면 세계도 없다"라는 식의 구호를 통해 2천300만 주민을 이 지구상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로 전락(轉落)시켰는가 하면, 주민들을 가렴주구(苛斂誅求)하는 가운데 ‘만리마정신, 자강력 제일주의’를 내세우면서 핵경제 병진정책을 통해 세계유일의 냉전지역인 한반도를 화약고(火藥庫)로 만들려 하고 있다.

 북한은 우리의 탄핵정국을 대남교란이나 국론분열의 결정적 계기로 삼아 각급 관제 기관이나 단체, 심지어 해외에서 운영하는 인터넷매체는 물론이고 조선중앙통신, 로동신문, 민주조선, 조선중앙TV 등 매체(媒體)를 통해 광기(狂氣) 어린 조작과 날조, 선전선동을 일삼아 왔다.

 그런가 하면 한미 합동군사훈련과 관련해서도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대변인 담화(3.1),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담화(3.2) 등을 통해 "미국과 괴뢰패당이 우리의 문전 앞에서 연례적이라는 감투를 쓴 전쟁연습소동을 벌리며 침략야망을 버리지 않는 한 핵무력을 중추로 하는 자위적 국방력과 선제공격 능력을 계속 강화해 나가려는 우리의 입장에는 추호도 빈틈이 없다"고 강변했다.

 바로 이런 가운데 한국과 중국 및 일본을 잇따라 방문한 미국의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인터뷰를 통해 한반도의 미래는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고 공공연하게 밝혔는가 하면, 미국의회 내에서는 세계의 망나니 국가인 북한을 차제에 이라크처럼 선제 공격해 그 싹을 잘라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려오고 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정세 긴장의 주진원지인 북한은 지난달 중순 핵전략무기인 탄도미사일 ‘북극성-2형’ 발사에 이어 지난 18일에는 "신형 고출력 로켓엔진 지상 분출실험"을 자행하는 등 반평화적 도발행위를 멈추지 않고 있다. 아니,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최고존엄’을 자처하는 김정은은 평안북도 동창리에 있는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실시한 신형 고출력 로켓엔진 지상분출시험장을 직접 찾아가 관련 군관을 등에 업으면서 만면에 웃음을 띠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이 조선중앙TV에서 방영되기도 하였다.

 ‘사립문 밖이 저승’인 줄 모르고 아직까지도 시대착오적 망상에 사로잡혀 희희낙락하고 있는 김정은을 도대체 어떻게 납득하고 이해해야 할 지 난감하기만 하다. 이런 식의 반평화적 행태를 계속한다면, 정권의 붕괴나 그 비참한 말로는 예상보다 훨씬 빨리 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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