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옹진군에서 백마장군(白馬將軍)로 전해지고 있는 베트남 왕자, 화산 이씨(花山李氏) 시조인 이용상(李龍祥)을 그린 음악극이 국내에서 처음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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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고종 1226년 황해도 옹진군 북면 화산동리에 정착한 이용상(베트남명 리롱뜨엉)의 일대기를 그린 음악 무용극 ‘800년의 약속’이 국내에서 초연된다.

‘800년의 약속’은 베트남에서 한반도 옹진 땅으로 온 리(Ly)왕조의 마지막 왕자 이용상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이미 베트남에서 2015년과 2016년에 선보인 음악극으로, 국내에서는 서울(31일)·안산(4월 2일)·청주(4월 3일) 총 3회 공연 일정이 잡힌 상태다.

극을 제작한 A&A의 정선구 대표는 "올해 한국·베트남 수교 25주년을 맞아 양국 간 역사적 사실을 알리기 위해 이번에 초연 공연을 펼친다"며 "기회가 된다면 다음에는 극의 배경인 인천에서도 올려봤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용상은 베트남 리왕조 6대 황제의 일곱 번째 아들로 왕조의 몰락과 함께 난을 피해 표류하다 옹진군에 정착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옹진군지에 따르면 몽고의 칩입과 관련된 이용상의 일화가 이렇게 전해지고 있다.

『고종 40년(1253) 몽고의 5차 침입 때 옹진현 책임자는 베트남에서 난을 피해 옹진으로 온 이용상과 그의 무리들에게 방비책을 청했다. 이용상은 이를 흔쾌히 받아들여 사람들을 모아 토성을 쌓고 목책을 세웠다. 몽고의 대군이 옹진에 쳐들어와 성을 공격하였으나 이용상의 책략과 백성들의 분투로 이를 물리쳤다. 옹진현의 책임자가 이용상의 공로를 왕에게 보고하고 땅 등을 주어 그 공을 치하했다. 사람들은 그를 백마장군으로 칭하며 매년 제사를 지내 공덕을 기리었다.』

이런 이용상에 대한 기록은 다른 사서에서 찾아볼 수 없고 화산이씨 족보를 통해서만 확인 가능해 국내에서는 전설적 인물로 통한다. 하지만 베트남에서는 실존 인물로 인정받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인천에 위치한 화산이씨종친회의 이승영(62)회장은 "현재 국내에 2천여 명의 후손이 살고 있는 상태"라며 "1995년 베트남 첫 방문 때 정부 3부요인이 나와 종친회 인사들을 환대하고 왕손으로 인정했다"고 말했다.

화산이씨종친회는 리 왕조가 출범한 날을 기리는 베트남 정부의 초청으로 올해도 4월 7일 출국한다 . 매년 열리는 기념식 참석과 한 방송사의 다큐멘터리 촬영 등 빽빽한 일정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김경일 기자 ki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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