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에도 나는 더 일하고 싶다
최재식/디자인크레파스/1만2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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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에서 물러나 두 번째 인생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이다. 저자인 공무원연금공단 최재식 이사장은 노후를 현명하게 맞이하는 방법을 쉽게 설명하고 있다.

최 이사장이 준비한 내용들은 많은 편이다. 그의 대표 저서인 「공무원연금제도 해설」, 「가난한 노년 탈출 연금이 해답이다」 등도 모두 ‘연금’ 내지 ‘은퇴’와 관련된 내용들로, ‘은퇴변화관리’란 제목의 강의도 하고 있는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호모 헌드레드 시대(백세 인생)’ 도래에 대비해 ‘은퇴 후 새롭게 시작해야 할 30년’에 대한 준비가 급선무라고 강조하며 이런 식의 설명을 든다.

『‘그때 가서 생각하지’라는 막연한 낙관주의는 은퇴자들을 위험지대로 몰아넣는다. 스스로 노년을 준비하지 않는다면 가난하고 외로운 노년으로 지낼 수밖에 없다. 은퇴 후 더 행복한 삶을 살 것인지, 더 불행한 삶을 살 것인지는 자신의 선택에 달려 있다. 행복한 은퇴생활을 꿈꾼다면 ‘그냥 어떻게 잘 되겠지’라는 생각부터 빨리 버려야 한다.』

이어 ‘일하는 은퇴를 준비하라’는 주장이 나온다. 일하지 않고 마냥 쉬는 은퇴 바이러스를 물리쳐야 건강한 삶을 살 수 있기에 ‘일하는 노년, 그것이 가장 아름다운 은퇴’라는 사실을 명심하라고 조언한다.

행복한 은퇴생활을 누리기 위해서는 노후에도 할 수 있는 자신만의 직업이 다시 필요함을 잊지 말라며, 그 이유로 ‘배고픈 것’보다 ‘일고픈 것’이 더 큰 문제일 수 있다는 논거를 든다.

사실 일하는 노년의 우상으로 코미디언 송해를 추천하는 노인들이 많은데 딱 그 식이다. 1926년생인 마릴린 먼로보다 한 살 많은 1925년생 송해. "올해 나이 92세로 90이 넘었는데도 집에서 밥 달라 하지 않고, 나가서 돈 벌어오고, ‘전국노래자랑’이란 TV 프로그램 사회 맡아 전국의 맛있는 거 다 가져오니 얼마나 대단한 분이냐"는 세간의 우스갯소리처럼 수입이 줄더라도 꾸준히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게 중요하다는 부연이다.

노후에도 오롯이 자신의 길을 걸어가려면 명확한 비전이 필요하다며 좋은 비전의 조건 다섯 가지 등도 제시한다.

종합적으로 보면 설명이 명쾌해 쉽다. ‘그때 가서 생각하지’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살다 ‘미리 준비할 걸’ 등의 후회가 들기 전에 이런 부류의 ‘은퇴준비서’를 미리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작가들(2017년 봄호)
인천작가회의/인천작가회의출판부/1만3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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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작가회의가 문학계간지 「작가들」 2017년 봄호(통권 60호)를 출간했다.

 5월 9일 ‘장미대선’을 이끌어 낸 촛불집회의 ‘광장’에 주목해 ‘광장, 그 이후’를 특집으로 기획하고 오길영·이인휘·박점규의 글을 실었다. 조영관 시인 10주기를 맞아 또 하나의 특집을 마련하고 조영선·박일환·일곱째별의 글도 선보인다.

 ‘르포’란에는 야스다 고이치와 신혜진의 르포를 실었다. 신혜진은 세월호 참사 때 딸을 잃었지만 미디어에서 좀처럼 조명하지 않는 베트남 할아버지의 사연을 전하고 있다.

 이번 호 ‘문학’란은 밀도 있는 작품들로 풍성하다. 정세훈·김주대·최종천·문계봉 등의 신작 시를 선보이기 때문이다. ‘시선’에는 사라져 가는 인천의 포구와 골목 풍경도 나온다. 고제민 화가의 작품으로 볼만하다.

 구입 문의:☎032-876-0432

서울과 평양 사이  
주성하/기파랑/1만7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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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일간지 기자가 2013∼2016년 신문에 연재한 칼럼을 수록한 책이다. 저자 주성하는 국내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경력을 지녔다. 20여 명 된다는 김일성대학 출신 북한이탈주민의 한 사람으로 현재 신문기자로 활동 중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 책에서 북한의 실상과 함께 국내 언론에는 보도되지 않았던 북한 관련 희귀 사진들을 소개하고 있다.

 ‘혁명의 도시에서 욕망의 도시로 변한 평양’, ‘북에서 본 연평해전, 남에서 본 연평해전’ 등 우리가 잘 모르고 있는 내용들이 많이 나온다. 예를 들어 부동산 거래만 봐도 국가배정시스템 등 사회주의 잔재가 여전히 있지만 선분양·후분양 등 민간 부동산 개발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시장경제와 사회주의의 혼재, 이것이 북한 전체를 아우르는 현재의 실상이라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김경일 기자 ki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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