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과 경영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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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과 경영의 만남
박옥진 인천 부평구문화재단 대표이사
  • 기호일보
  • 승인 2017.04.06
  • 1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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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옥진 인천 부평구문화재단 대표이사
어느덧 꽃샘추위가 물러가더니 산과 들에 만발한 봄꽃이 우리를 설레게 한다. 화사한 봄날은 우리에게 여행의 유혹을 불러 일으킨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여행지에서 종이 지도가 아니라 길 찾기 애플리케이션을 즐겨 사용하기 시작했다.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자신의 현재 위치, 목적지, 인근 맛집이나 숙소 등 찾지 못하는 게 없을 만큼 편리한 세상이다. 여행이나 등산 시 지도나 이정표는 도달하고자 하는 방향을 일러주는 매우 중요한 나침반이다.

 극장 경영 또는 문화예술 경영에 있어서 이 나침반과 같은 기능을 하는 것이 바로 이미지 맵(Image map)이다. 일반적으로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공연장은 공연, 예술교육, 전시, 시민 커뮤니티 사업 등을 통한 시민의 문화예술향유 공간이자 예술가들을 위한 창조공간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극장 경영의 매커니즘(원리)을 조금 더 들여다보면 생각보다 복잡하다. 우선 지역 환경과 지역민의 문화적 수요가 반영된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해야 함은 물론이고 지역사회에서 창작의 산실(産室) 기능도 수행해야 한다. 동시에 이 공간은 공익성과 수익성이라는 양쪽 날개의 균형을 조화시켜야 하는 과제도 지니고 있다. 끊임없이 예술작품이 탄생돼야 하는 문화예술창작소로서의 극장을 어떻게 지역주민의 문화적 욕구와 적절한 균형 속에 운영할 것인지, 지역사회에 미치는 문화적 가치를 우선하며 어떻게 극장의 재정건전성 강화를 위해 관객 개발과 관리, 각종 티켓 프로모션 운영, 펀드 레이징 등을 포함한 문화예술 마케팅 전략을 수립·운영할 것인지는 모든 극장의 공통적 과제이다.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는 그리 쉽지 않다. 공익성을 추구하다 보면 수익성을 놓치기 쉽고, 수익성을 계산하다 보면 공익성을 잃기 쉽기 때문이다. 최근 문화정책의 추이가 문화기반시설의 확충에서 문화기반시설의 활성화와 효율적 운영으로 변화되고 있는데, 무엇보다 전문 인력 확대를 통한 시설운영의 효율성 제고가 그 중요한 흐름이라 할 수 있다. 부평구문화재단은 해마다 부평아트센터의 이미지맵(Image map) 현황 및 구민의 문화욕구 분석을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한다. 부평구민을 대상으로 한 이 설문조사는 지역공연장으로서의 향후 방향과 기능 설정에 있어 매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무엇보다 현재 부평아트센터의 연상 이미지, 인지도, 방문율, 방문 목적, 방문 횟수, 참여 희망 프로그램 등의 분석과 동시에 다양한 교차분석은 보다 면밀한 문화수요 현황 분석을 가능케 한다. 4년간 실시된 부평아트센터의 이미지맵 조사 분석 결과에 있어 의미 있는 결과 중 하나는 해를 거듭할수록 부평구민이 인지하는 부평아트센터 기획공연이나 축제의 수가 증가되고 있다는 점이다. 부평구민, 또는 인천시민이 인지하고 있는 문화예술 행사가 점차적으로 증가되고 무엇보다 자긍심을 갖는 콘텐츠가 증가될 때 인천이 문화도시에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는 증거가 될 것이다.

 부평구문화재단은 이외에도 공연장 경영의 효율화와 관객 만족도 제고를 위해 상하반기 공연 시즌제를 운영하고 있다. 공연 시즌제는 다양한 공연을 시기별로 묶어 제공함으로써 관객들이 보다 저렴한 가격에 공연을 예매할 수 있고, 극장은 사전에 부지런히 공연 프로그램을 준비·기획할 수 있으며 사전 티켓 수입을 통해 극장의 재정 건전성 강화에 기여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서 이미 유럽에서는 오래전부터 이용되고 있는 극장 운영제도 중 하나이다. 공연장 관객 만족도 조사 및 분석 또한 극장 운영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기초자료이다. 관객 분석과 더불어 철저한 수요조사와 피드백이 이뤄질 때 공연장 활성화와 방문객의 지속적인 만족도와 재방문 의사를 제고시킬 수 있다.

문화예술과 경영이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방식으로 만날 때 창작자와 기획자에게는 예술 창작 기회의 확대를, 공연장에는 관객을, 관객에게는 편리함과 쾌적함을 선사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낼 것이다. 단지 이는 공연장, 박물관, 미술관 등의 문화시설뿐만 아니라 예술단체, 축제, 도시 브랜딩에도 요구될 것이다. ‘인천하면 떠오르는 것이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인천시민들이 어떤 연상 이미지를 답변할 지 인천의 이미지 맵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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