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남구 숭의동 109번지 일원은 흔히 말하는 달동네다. ‘전도관구역’으로 불리는 이곳의 건물들은 낡아 보기 민망할 정도다. 이곳 주민들의 염원은 재개발이다. 이런 염원을 담아 2005년 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 설립됐다. 올해로 13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하지만 늘 제자리걸음이었다. 지역이 낙후돼 그동안 누구 하나 거들떠보지 않았다. 지난해 8월 뉴스테이(기업형 임대) 사업으로 선정되기까지 주민들의 한 가닥 희망은 물거품이 되는 듯했다. <관련 기사 3면>


이곳 재개발 사업은 2008년 도시정비구역으로 지정된 뒤 본격 추진됐다. 당시 GS건설이 시행사로 참여해 주변 동구 금송구역까지 아우르는 재개발 사업에 뛰어들었다. 분양신청률이 80%에 이를 정도로 탄력을 받았다. 그러나 2011년께 사업은 자취를 감췄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부동산 침체와 경기 불황의 후폭풍을 맞았다.

한동안 좌초 위기에 몰린 주택 재개발 정비사업은 지난해 빛을 봤다. 이곳이 국토교통부의 공모에서 ‘뉴스테이 연계형 정비사업’으로 선정된 것이다. 이후 지난해 10월 조합총회를 거쳐 재개발 사업의 명맥을 이었다. 하지만 또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참여 기업이 없어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잇따라 유찰됐다. 다행히 2월 말 기업형 임대사업자로 대한토지신탁㈜ 측이 출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조합과 시는 부랴부랴 국토부에 마감 시한 연장을 요청했다. 시간을 얻은 조합 측은 22일 주민총회를 거쳐 뉴스테이 임대사업자를 최종 결정한다.

전도관구역 일대 원주민 대다수는 뉴스테이 연계사업에 동의하고 있다. 10년 넘게 미뤄진 재개발 사업이 결실을 맺어지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에서다. 이러한 주민들의 바람 속에서도 새로 들어서는 아파트에 정착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실제 원주민들의 평균연령은 70∼80세의 노인들로 경제능력이 없는 형편이다. 업계에서는 뉴스테이 사업 시행 후 전도관구역 원주민·세입자들에 대한 생존권과 재산권을 제대로 보장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한편, 전도관구역 뉴스테이 사업은 총 1천734가구(조합원 공급 470가구, 공공·영구임대 공급 80가구)로 계획하고 있다.

이승훈 기자 hu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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