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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상현 남양주시 복지문화국장
‘슬로라이프’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주말농장이나 집에서 만드는 건강한 요리, 한가로운 오후의 낮잠을 떠올린다. 물론 이러한 느긋한 즐거움 역시 슬로라이프를 실천하며 얻을 수 있는 행복이라 할 수 있다.

  ‘슬로라이프’란 느긋한 ‘느림의 미학’이라는 속도를 넘어서 ‘빠르고 느림을 서로 인정하는 공존의 사회’를 말하며, 현실을 직시하고 다양한 방법의 지혜를 모아 즐거움과 행복을 찾자는 소박한 생활 속 문화운동이다. 개인적 행복뿐 아니라 인류가 공존하는데 있어 자연과 공생하며 유기적 생태관계를 통해 보편적인 일상의 가치를 창출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추구하는‘제 속도의 생활미학’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슬로라이프의 기본 철학은 건강, 환경, 공감으로 유네스코가 2012년 세계기념인물로 선정한 다산 정약용 선생의 ‘삼농사상’에 기반을 두고 있다.

 삼농사상은 후농(厚農), 편농(便農), 상농(上農) 등 세 가지인데 첫째 후농(厚農)이란 ‘농사가 장사보다 이익이 적으니 정부가 각종 지원을 베풀어 수지 맞는 농사가 되도록 해주어야 한다’는 뜻으로 노동에서 생산으로 이어지는 풍요롭고 건강한 경제적 가치를 모두가 함께하는 밥상 위의 가치로 온전하게 옮겨올 수 있는 관계를 의미한다.

 둘째 편농(便農)이란 ‘농업이 공업에 비해 농사짓기가 불편하고 고통스러우니 경지정리, 협동화를 통해 농사를 편히 지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라는 뜻으로 모두가 편안한 환경을 만들어 가는 것을 말한다.

 셋째 상농(上農)은 ‘일반적으로 농민의 지위가 선비보다 낮고 사회적으로 대접을 제대로 받지 못함에 비춰 농민의 사회적 위상을 높이는 정책을 펼쳐야한다’는 뜻으로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며 공감하는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상호존중의 관계를 말한다.

 슬로라이프의 기본철학을 담고 있는 다산의 실학사상에서 얻은 또 하나의 교훈은 ‘나눔’이다. 나눔이 행복의 출발이자 종착역이라면 밥상은 나눔의 출발이자 종착역이다.

 슬로라이프도시는 개인과 개인의 정서적 공감과 음식, 건강, 문화, 스포츠, 교육, 복지, 행정 등 도시 인프라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개방형 도시체계다. 그렇다면 슬로라이프 도시가 완성되면 무엇이 달라질까?

 무엇보다도 일자리가 많아지고 시민의 삶이 안정되어 갈 것이다. 삶이 안정되면 자기중심적 시각에 벗어나 이웃을 돌아보고 작은 것도 함께 나누려는 여유가 생길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시민과 함께 ① 바른 식습관 개선 쿠킹 ② 나눔과 배려의 인성강화 및 가족 소통 힐링 ③ 일상에서 행복을 찾는 공감 리빙 ④ 책 읽는 즐거움과 생각을 키우는 책의 재발견 리딩 ⑤ 걸으며 만나는 자연, 음식, 문화, 이웃에 대한 즐거움이 일상의 생활을 건강하게 하는 워킹 등 5대 운동을 실천하자는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사회는 무한성장을 좇아가고 있다. 더 많은 이익을 얻기 위해 경쟁하며 싸우는 사이 자원은 고갈되고 자연환경의 오염과 파괴가 점점 심각해져 가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래서 남양주시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이미 2009년 슬로라이프과를 설치하고 다산의 삼농사상을 기반으로, 빠르고 느림을 서로 인정해 공존하는 사회를 구축해 왔다. 이를 위해 사람과 사람 그리고 사람과 도시의 인프라와 행정, 복지, 문화, 학습, 체육이 10분 내에 연결돼 개인적 행복뿐 아니라 자연과 공생하며 유기적 생태관계를 통해 보편적인 일상의 가치를 창출하면서 서로 소통하고 즐기면서 나눔을 실천하는‘행복 텐미닛’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오는 9월 22일부터 26일까지 개최되는 슬로라이프 국제대회는 다산의 삼농사상과 현대판 유기농, 슬로푸드, 슬로시티 등을 총망라 할 예정이다.

 쿠킹, 힐링, 리빙, 리딩, 워킹을 통해 슬로라이프 가치와 철학을 세계인과 함께 공유하고, 제 속도를 찾아 삶이 안정되고 자기중심적 시각에서 벗어나 이웃을 돌아보고 작은 것도 함께 나누려는 나눔과 건강, 환경, 공감이 있는 ‘슬로라이프 세계 최고의 복지도시 남양주’를 체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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