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한 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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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한 마디
  • 김경일 기자
  • 승인 2017.04.18
  • 1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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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욕 안 듣고 대화를 계속할 수 있을까, 점잖게 거절당하는 법은 뭘까, 언제쯤 이 전화가 딸칵 끊어질까."

2010년 한 방송국의 TV프로그램에서 소개된 감정노동자의 고민들이다. 항상 상냥하고 친절한 말투를 보여야 하는 감정노동자들은 고객의 거절이 익숙하지만 그 거절과 험한 말에 상처 받는다고 한다. 그들이 원하는 건 딱 한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고 한다. 바로 ‘따뜻한 말 한마디’.

감정노동자들의 말 못할 고민 속에는 자신이 존중받거나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들이 있는 것이다. 그렇다, 사람은 누구나 인정받을 때 행복해지는 본성이 있기 마련이다.

이에 이런 인정과 평가는 많을수록 좋다. 하지만 기자라는 직업은 관점을 갖고 현상을 해석하고 판단하는 전문직이다 보니 좋은 평가를 내리는 경우가 흔치 않다. ‘중립’, ‘객관성’을 유지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서일까?

기자도 사람이다 보니 마음속 한 구석으로는 응원하고 싶은 사람들을 만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놀라운 성과의 소유자일 수도 있고 대단한 인격을 지닌 자, 마음이 따뜻한 사람 등이다.

중국 은~당나라 235개 비문을 무려 30년간 조사·수집해 「비첩금낭」이란 책을 펴낸 인천의 서예가 고은 지성룡(69), 다른 나라의 문화원장을 맡고 있으면서도 살고 있는 인천의 발전을 위해 누구 못지 않게 노력하고 있는 김종서(52) 인천 알리앙스프랑세즈·프랑스 문화원장, 노인들이 주운 폐지를 비싸게 산 뒤 재활용해 다시 돕고 있는 소셜벤처 ‘러블리페이퍼’ 기우진(35)대표 등이 내가 만난 이런 부류의 사람들이다. 인천에서 ‘얼굴 없는 명사’, ‘뒤에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인사’ 정도로 알려진 이들의 말 한마디에서 금과옥조와 같은 교훈을 얻은 적이 있다. 그들의 품성과 인격에 반해 내가 기자인지 지지자인지 헷갈리게 돼 버린 적도 있다.

17일부터 제19대 대통령 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돼 여기저기서 시끄러운 유세 방송이 들려온다. 국민들의 가슴을 뛰게 만들고 인격과 비전에 반해 버릴 정도로 매력적인 유세, 가치 있는 말 한마디가 이번 대선에서는 꼭 나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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