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를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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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를 보면서…
김실 대한결핵협회 인천지부장
  • 기호일보
  • 승인 2017.04.24
  •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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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실 대한결핵협회인천지부장
처음 대단한 기세로 커지는 촛불에 놀라 지레 겁먹고 살고 있던 둥지를 박차고 튀어 나가면서 새로운 둥지를 튼 정치인들이 또다시 정치 집단을 만들었다. 아마 이번에 치러질 대선은 물론이고, 내년에 치러질 지방선거, 총선 등 각종 선거가 연이어지면서 또다시 많은 정치인이 이리 저리 유·불리를 따져 이 당 저 당을 옮겨 다닐 것이다. 확고한 정치철학이나 소신도 없이 옮겨 다니는 인간 정치 철새가 계절에 따라 떠다니는 기러기나 제비와 같이 자신을 위해 살 터를 잡을 것이다.

 번식과 먹이를 얻기 위해 계절 변화에 살아남으려고 먼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서식지를 떠나 옮겨 다니는 철새와 인간 정치 철새는 유사하면서 형태는 또 다른 면을 보여준다. 지금은 볼 수 없는 제비집을 여름철 김포 처갓집 처마 밑에서 볼라치면 제비 새끼를 키우는 어미의 지극 정성은 우리가 사는 보통의 사람들이 자식을 위하고 열심히 가정을 일구는, 일반적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는 것과 같다.

 먼동이 트는 아침부터 부지런히 오가며 먹이를 물어다 주는 어미 새는 계절이 바뀌면 또다시 떠나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 먼 거리를 이동하며 떠난다. 철새는 수시로 변화하는 위험한 하늘과 바뀐 자연현상을 감내하고, 배고픔과 피곤함을 이겨내며 수만 ㎞씩 이동하면서, 또한 커다란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자손들에게 삶의 지혜를 전해준다.

 하지만, 인간 정치 철새는 자신만의 편안함을 탐하고, 만족치 못할 때는 또다시 둥지를 바꿀 수 있는 기민함을 보여주는 희생을 모르는 이기주의자에 불과하다. 또한 철새는 강한 귀소본능에 따라 어미를 따라 이동한 하늘 통로를 따라, 가야할 하늘 통로를 잃지 않고 태어난 곳과 또 다른 삶의 장소를 정확히 기억해 해마다 왕복 이동한다. 그러나 인간 정치 철새는 단지 정치적 양지, 자신의 정치적 이익 추구를 위해 태어난 장소도 과감히 버린다는 점에서 다르다. 특히 이제까지 몸 담았던 정당에서 지금 정당 지지도에 따라 자신부터 살길을 찾아보자는 식으로 하는 몸부림으로 보기엔 별로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이런 현상은 많은 선거에서 선거권자가 정책이나 정견 그리고 살아온 사람 됨됨이를 보기보다 지역에 기반을 둔 정서, 혹은 이데올로기적 편견이나 후보자의 보이지 않는 당선 후 있을 수 있는 기대감에서 표를 던지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가 원하든 원치 않든 그 많던 철새 가운데서 제비는 보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도시의 고층화와 산업발달로 파괴되는 환경과 변화된 자연으로 인해 예전만은 못하지만, 그나마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겨울 철새가 올 때면 모든 국민이 AI(조류 인플루엔자) 확산 우려로 겨울 철새를 반기지도 못하는 심정이다. 어쩌다 겨울 철새가 날아들고 간혹 죽은 새 사체라도 발견되면 그 지역일대가 난리법석이 나며, 사람들 이동까지 통제받는 데, 우리나라엔 그동안 민주정당의 역사가 다른 나라보다 짧아서 그런지 사라져야 할 인간 정치 철새가 선거철이 되면 나타난다. 이 당 저 당 옮겨 다니며 눈치를 보던 그들이 겉으로는 민의에 따라 움직였다고 변명하지만, 지역민의 마음을 거스르고도 오만하게 민의에 따라 바꾸었다고 어쩔 수 없는 설명을 정당화시키면서 정치 질서를 흔들어대고 또 한 번 믿어 달라고 하소연한다. 국민을 우롱하는 이런 몰지각한 현상은 선거권자의 올바른 판단이 흐려져서 나타난 결과로 준엄한 심판을 해도 모자랄 그들에게 표를 주었으니 결국은 국민들의 책임이 크다. 깨어 있는 국민으로 바른 사람을 볼 수 있는 눈이 필요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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