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발전의 뒤편에는 어두운 그림자도 있기 마련이다. 인천시 동구 송림동 80의 34번지 일대(금송구역)는 300만 도시 인천의 발전 과정에 가려져 동네가 갖고 있던 정다운 분위기마저 잃어버린 지 오래다. 우르르 몰려다니는 어린아이들의 수다가 떠오를 법한 얽히고설킨 골목길은 더 나은 곳을 찾아 동네를 떠난 사람들에게 추억으로 남았을 뿐이다. 금송구역은 변신이 필요했다. 떠나고 싶은 처량한 달동네가 아니라 인천 발전에 견주는 멋진 곳으로 탈바꿈해야 했다. <관련 기사 3면>
재개발에 뜻을 모으기 시작한 주민들은 2004년 추진위원회를 설립한 뒤 2008년 조합을 설립해 본격적으로 원도심 정비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주민들은 모진 풍파를 겪어야 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부동산시장 침체가 숙원 해결을 한 발 물러서게 만들었다. 2012년에는 사업시행인가까지 진행됐다. 하지만 결국 경기 침체로 사업 전체가 중단되는 쓴맛을 봐야 했다.

재개발 사업이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일부 주민은 또다시 동네를 등졌다. 주인을 잃은 집들은 하나둘 무너져 내렸고, 일부는 청소년 일탈의 장소가 됐다. 당장 남은 주민들도 떠날 곳을 찾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를 뿐, 뾰족한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활력을 잃어가던 금송구역에 다시금 희망이 찾아온 것은 지난해 2월이다.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 연계형 정비사업 1순위 후보구역으로 선정됐다. 재개발 사업은 다시 정상 궤도에 들어섰다. 여기에 인근 샛골구역과 통합되면서 면적(16만2천623.3㎡) 확대는 물론 사업성도 개선됐다. 사업계획상 가구 수가 3천880가구로 전도관구역 등 인근 다른 구역보다 많아 ‘빅 뉴스테이’라고 불릴 정도다.

조합 측은 임대사업자로 ㈜마이마알이를 선정한 데 이어 현재 시공사 선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장설명회는 27일, 시공사 선정 입찰 마감은 다음 달 25일에 있을 예정이다.

우여곡절 끝에 찾아온 뉴스테이 사업이라는 희망이 이제 금송구역 주민들의 숙원을 원만하게 해결해 줄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일부 주민들은 뉴스테이 사업을 바라면서도 내심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업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새롭게 들어설 아파트에 주어진 보상금만으로 입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걱정 때문이다.

김민 기자 kmi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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