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주민들이 참았던 화를 쏟아냈다. 매년 물 부족으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음에도 인천시가 식수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연평도상수관리운영위원회는 27일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물이 부족해 소연평도 주민들은 제한급수를 받고 화장실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다"며 "시가 물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상수관리위원회에 소속된 마을 이장 모두가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연평도는 해마다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2015년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 1인당 하루 평균 물 사용량은 282L, 인천시는 297L를 사용한다. 하지만 소연평도 주민들은 인천시민의 30% 수준에도 못 미치는 60L를 사용하고 있다.

소연평도는 해를 거듭할수록 물이 줄어 2013년까지 하루에 한 시간이던 제한급수가 지난해부터는 사흘에 한 번꼴로 줄었다. 그나마 식수는 육지에서 1.8L병으로 공급받고 있지만, 주 2회 공급되던 생활용수는 예산 부족으로 중단된 상태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대연평도나 육지 등에서 빨래를 해결하고, 화장실 사용도 자제한다. 대연평도도 별반 다르지 않다. 오전 6시부터 2시간 동안만 제한급수를 하고 있다.

위원회는 "주민들이 생존까지 위협받는 상황인데도 인천시는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천시상수도본부는 지난해 주민설명회를 거쳐 누수 급수관을 교체하고 해수담수화시설을 설치하는 등 대책을 세웠지만 거기까지다. 매번 반복하는 예산 타령이 이유다.

위원회는 이날 유정복 인천시장과의 면담을 통해 ▶인천시민 사용량 수준의 식수·생활용수 대책 마련 ▶해수담수화 사업 연내 완료 ▶인천시 책임의 상수도 운영 및 관리 ▶물인프라 지원 의무 조례 제정 ▶담당부서 지정과 소통 일원화 등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김복기 시상수도사업본부장은 "오는 10월까지 해수담수화시설을 조성하고, 그 전까지는 재해구호기금 5천만 원을 생활용수 운반비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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