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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첫 대통령선거 투표에 참여하게 된 이승환, 고재준(인천대 2학년·왼쪽부터) 학생이 소감을 이야기 하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내 손으로 대통령을 뽑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시작을 결정할 수 있게 돼 기쁩니다."

올해 대학에 입학해 첫 학기를 보내는 새내기 유권자 윤민철(19)군의 생애 첫 투표에 나서는 소감이다.

제19대 대통령선거를 일주일 앞둔 2일 생애 첫 선거권을 행사할 새내기 유권자들을 만났다. 이제 갓 만 19세를 넘겨 선거권을 얻은 이들에게 이번 대선은 생애 첫 선거 이상의 의미가 있다. 조기 대선이 치러지기까지 대한민국이 변화하는 과정들을 함께 겪어 왔기 때문이다.

대학생 고재준(20·인천대)군 역시 "지난 겨울 광장에 모였던 촛불부터 대통령 파면 결정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건을 지켜봤기 때문에 친구들 대부분이 이번 선거에 관심이 많다"며 "역사에 남을 대통령선거에 첫 선거권을 행사하는 것도 의미가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로 별이 된 학생들과 같은 나이기도 하다.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친구들과 발을 동동 구르며 슬퍼해야 했던 기억은 가슴속에 선명하게 남아 있다. 그래서인지 청년세대의 정치 관심도가 낮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였다. 이들은 오히려 대선후보들을 꼼꼼히 살피고 있었다. 후보의 자질을 판단하는 것은 물론 공약까지 요모조모 따져 본다. SNS를 통해 토론회 영상을 찾아보며 친구들과 토론을 하기도 한다. 경제, 안보, 외교, 노동 등 각 분야에서 구체적인 공약을 내놓는 후보들을 비교하고 장단점을 꼽기도 했다.

이승환(20·인천대)군도 "관심 있는 분야를 중점으로 후보들의 공약을 보는데 각각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며 "경제나 노동도 중요하고, 곧 군 입대를 앞두고 있어 안보까지 생각하다 보니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첫 선거권을 행사한다는 기쁨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책임과 부담을 느낀다고 한다. 자신의 투표로 다음 미래를 책임질 대통령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박정훈(19·인하대)군은 "선거권을 가진다는 것 자체가 어른이 됐다는 의미인 만큼 이전보다는 책임감 있게 후보들을 살펴보고 투표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들은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젊은 층의 낮은 투표율에 속상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청년들이 투표하지 않으면서 왜 삶이 나아지지 않는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의견이다. 20대 투표율이 높아야 후보들도 청년세대를 위한 공약을 적극적으로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첫 선거의 기쁨을 마음껏 느끼기 위해 사전투표일이 아닌 선거 당일인 9일 투표소를 찾을 생각이다.

재준 군은 "내가 한 표를 준다 해서 당장 세상이 바뀌지는 않겠지만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다 보면 조금씩 나아질 것이라 생각한다"며 "그런 믿음으로 첫 투표를 하겠다"고 환하게 웃어 보였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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