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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석승 미래안보전략연구원 원장
지난 4월은 한반도의 정세와 관련해 유난히도 많은 일들이 일어나 한반도 정세가 평시와 같지 않음을 잘 대변해 줬던 그런 달이었다.

 대량살상무기(WMD)에의 미망(迷妄)을 버리지 않고 있는 북한이 3차례에 걸친 미사일 발사가 실패로 끝나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 간의 정상회담이 이뤄졌고,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방한했는가 하면 ‘우다웨이’ 중국 한반도 사무 특별대표의 방한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 ‘아베’ 총리 간 연쇄적인 전화 통화, 그리고 핵 항모함 ‘칼빈슨호’의 한반도지역 배치 등이 이뤄졌던, 그런 달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현시대에서 핵무력 강화는 혁명발전의 합법칙적 요구이므로, 이를 결코 포기하지 않고 지속시켜 나갈 것이며, 경제건설도 동시에 병행할 것"이라 주장하면서 "핵무력 강화가 과학기술 발전을 초래하고, 이것이 다른 경제부문의 발전도 추동할 것"이라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으니,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북한의 시대착오적 행태에 대해 집권 100일을 넘기고 있는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그와 함께 만나는 것이 적절하다면, 영광스럽게 그것을 할 것"이라고 밝힘으로써 종전까지 ‘선제공격’ 가능성까지 내비쳤던 대북 정책의 기조가 대폭 변화하고 있음을 감지케 하고 있다.

 "크게 생각하고 선택지를 최대한 넓히라"는 거래 원칙을 표명해 왔던 트럼프 대통령이 낮은 국정 운영 지지율에서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과거 그가 언급했던 "미치광이(2016년 1월 폭스뉴스 인터뷰), 꽤 영리한 녀석(2017년 4월 CBS 인터뷰)"에 이어 "만나면 영광"이라고까지 진전된 것은 일견 "강-온 양면의 현실성 있는 대북정책을 펴나갈 것"을 시사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 외교부의 설명대로 미국이 제시하는 "여러 카드 중의 하나"로 평가절하나 일희일비(一喜一悲)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즉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발언을 통해 북한이 다시 ‘비핵화 협상’에 나올 경우 ‘미-북 정상회담’이라는 보상책을 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보는 가운데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모든 경우의 시나리오에 대비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내일 대통령선거를 치르는 우리로서는 차기 대통령을 중심으로 이러한 관련 정세나 기류변화 움직임을 적확하게 분석, 평가해 일각에서 우려하는 ‘코리아 패싱’(우리나라 건너뛰기)의 빌미를 줘서는 안 될 것이다.

 북한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발언의 진의(眞意)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핵실험이나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에 미국이 겁을 먹거나 위협을 느껴 ‘대화의 마당’으로 나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오해와 착각을 버리고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압박을 스스로 불러오는 ‘매우 바보스러운 짓’을 이번 기회에 버려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무려 20년 이상이나 지속된 경제위기로 이른바 ‘빈곤의 함정’에 빠져 있는 북한이 구태(舊態)를 재현한다면, 국제사회로부터의 제재와 압박을 유지, 확대시켜 외부자본이나 기술의 유입 자체를 어렵게 하는 것은 정말, 지나가는 소도 웃을 법한 어리석은 행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북한 당국의 현명한 판단과 처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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