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시 중구 제물량로 일대에 위치한 17곳 점포주들이 화장실이 없어 생리현상 해결에 곤란을 겪고 있는 딱한 사연이 알려졌다.
"상가 건물에 화장실이 없어 겪는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제발 공용 화장실이라도 만들어 주세요."

인천 올림포스호텔의 맞은편 거리에 있는 상가건물에서 점포를 운영 중인 자영업자들의 하소연이다.

인천시 중구 제물량로 일대의 17곳 점포주들은 화장실이 없어 생리현상이 생기면 100m를 걸어 한중문화관을 찾아야 한다. 이곳이 오후 6시에 문을 닫으면 200m 밖에 있는 인천역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인근 건물에 양해를 구하는 것도 이젠 민망하기 때문이다.

기막힌 사연은 여기가 끝이 아니다. 한시라도 문을 열어 놓아야 하는 상점을 혼자서 운영하는 경우나 여성 고객이 급한 생리현상을 호소할 때는 얼굴이 하얘지기 일쑤다. 월세를 내고 사무실을 차린 A(56)씨는 급히 볼 일을 보고 물을 끼얹어 처리한 적도 있다는 고백도 들려줬다.

문제는 1층 점포·2∼3층 주택 형태로 30∼40년 전에 지어진 합법 건물이라 하소연할 데도 없다는 점이다. 당시 하수처리시설이 없어 만들지 못한 정화조를 설치하려면 몇 백만 원이 드는 비용 문제로 지금껏 해결되지 못한 숙제로 남아 왔다. 중구 관계자는 이 같은 문제는 지역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지난 25일 현장을 방문한 결과, 25∼50㎡ 규모의 소규모 점포를 운영하는 영세 자영업자들에게는 그냥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일 뿐이라는 넋두리와 푸념만 가득했다.

C(52)씨는 "당해 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없는 불편"이라며 "말도 안 되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선 공용 화장실 설치 등이 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경일 기자 ki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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