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윤관.jpg
▲ 신윤관 안산환경재단 대표이사
최근 많은 도시의 화두 중 하나는 도시의 지속가능성이다. 필자가 살고 있는 안산시 역시 사람과 생명을 최우선으로 하는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숲의 도시, 안산’을 시의 미래상으로 설정했다.

 생태도시, 환경도시, 환경친화도시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지만, 결국 많은 도시들은 숲이 울창한 도시를 꿈꾸고 있다. 왜 많은 지자체들은 이러한 모습을 만들고자 할까? 이는 단순히 나무가 많은 도시를 만들고자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다양한 혜택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고자 하기 때문일 것이다.

 도시 내 숲은 여름 한낮의 평균 기온을 3~7℃ 완화시키고, 습도는 9~23% 상승시키는 등 친자연적인 기후조절 기능으로 인간에게 쾌적한 생활 환경을 제공한다.

 플라타너스는 1일 평균 잎 1㎡ 당 664㎉의 대기열을 흡수하는데, 이는 하루에 49㎡형 에어컨 8대를 5시간 가동하는 것과 같은 효과이다. 이외에도 관광 휴양적 기능, 재난관리, 국민의 건강관리 등에 많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에는 감성 및 인성 발달 등 교육적 효과가 부각되고 있다.

 사실 숲은 법적 용어는 아니다. 법에서는 산림, 도시림 등을 사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왜 우리는 숲이라는 단어를 친근하게 생각할까? 이는 숲이 단순한 법적, 물리적 공간개념 이상으로 환경·생태적인 측면과 함께 문화적, 전통적, 공동체(community) 측면을 포괄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도시의 경우, 숲은 그 공간에 있는 사람들이 함께 공유할 때 숲이 가진 의미와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다. 그러므로 시민과 함께 만들고 가꾸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여러 지자체에서 시민참여에 의해 도시숲을 관리하거나 운영했지만, 큰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는 시민들이 스스로 녹지관리에 대한 주인의식이 결여된 부분도 있으며, 행정의 주민에 대한 이해와 신뢰가 아직까지 부족한 점도 하나의 원인일 것이다.

 그러나, 외국의 경우를 살펴보면, 다양한 영역에서 시민들의 참여가 이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미국, 뉴욕의 대표적 공원인 센트럴파크는 시민참여로 전체 공원 운영의 85%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데, 경찰 업무 등 민간이 관여할 수 없는 업무를 제외하고는 모든 일이 시민참여로 이뤄지고 있다.

 영국의 경우는 내셔널트러스트를 통해 단순히 시민들이 숲을 조성하고 관리하는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환경적 문제를 통합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으로 접근하고 있다. 이를 위해 청소년-환경, 실업-환경, 기후변화-자원봉사, 지역경제-환경을 연계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지역사회와 개인의 참여에 대한 효과적인 인센티브를 제도화했으며, 어떻게 지역 발전과 연계할 것인지에 대해 중장기 마스터플랜을 작성해 추진했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지속적으로 재정을 투입하고, 기술 발전을 위해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이러한 점은 숲이라는 공간을 통해 지역을 발전시킨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 내 숲은 다양한 생물들의 서식처이며, 도시민들의 삶과 문화를 담는 그릇이라 할 수 있다.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좋은 그릇을 만든다는 것은, 결국 시민의 힘으로 만드는 숲의 도시가 지속가능한 미래로 가는 경로가 될 것이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