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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재열 삼락회 이사
한국 특수교육 삼락회 회원 24명과 함께 일본 후쿠오카를 4일 동안 다녀 왔다. 해외여행이 처음은 아니지만 책이나 영상을 통해서 보았던 규수를 직접 가게 됐다는 생각에 소풍을 앞둔 아이들 같은 가슴 설렘을 안고 5월 15일 오후 2시 비행기에 올랐다. 여행 일정표에 보면 후쿠오카 - 구마모토 - 유후인 - 벳부 - 쿠로가와 - 후쿠오카로 4일 안의 여행계획이 돼 있었다.

 가깝고도 먼 일본이었다. 한 시간 20여 분 비행 후 일본 후쿠오카 공항에 도착하고 관광버스로 1시간 반가량 이동 후 베르디호텔에서 1박을 하게 됐다. 그리 크지 않은 호텔이면서 조명도 우리나라처럼 밝지는 않았다. 다음 날 스이젠지공원을 관광했는데 원래는 절이었던 곳인데 절을 다른 곳으로 옮기고 난 후 그 자리에 찻집을 만들고 정원을 조성했다고 한다. 오후에는 오이타로 한 시간 반 정도 이동해 유후인 온천마을 (효탄온천=표주박)에서 노천탕, 모래탕, 흐르는 물속을 걸으며 즐기는 보행탕, 푸드탕 등이 있어 이곳 저곳을 이용하며 동심으로 돌아 갔다. 3일째도 가마도 지옥온천을 체험했다. 다음은 구로가와로 한 시간 반가량 이동, 이코이(黑川)온천으로 다양한 노천온천과 온천여관이 밀집돼 있는 휴양온천 마을로 24개의 온천은 각각의 효능을 가지고 있는데 남성전용, 여성전용, 혼욕탕 등으로 계곡을 낀 작은 온천인데 80。C로 2개의 물줄기 폭포도 볼 수 있었다. 계속해서 후쿠오카로 1시간 반 동안 이동해 커낼시티 주변에 연결돼 있는 대형복합 패션타운, 그리고 운하를 연결해서 만들어 놓은 커낼시티는 다양한 어뮤즈먼트(놀이) 시설과 쇼핑몰, 복합 예술공간을 갖춘 곳으로 야외무대에서는 다양한 행사가 벌어졌다. 그 외 자유시간과 간단한 쇼핑을 한 후 숙소인 클리어 코트호텔로 투숙 마지막 날인 5월 18일 호텔 조식 후 하카다역 부근 라이쿠스엔 정원을 관람하는데 이 정원은 도심 한복판에 조그마하면서도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정원으로 예전에 무사들의 다실로 이용됐던 곳이기도 하며 樂水園이란 간판이 붙어 있었다. 길목에 하카타 타워 전망대(높이 100m) 관람 후 소미가(일식·한식)식당에서 맛있는 점심을 먹고 후쿠오카공항에 도착해서 수속을 마치고 면세점에서 쇼핑을 즐겼다.

 일제강점기에 핍박을 받았지만 경제대국으로 세계 영향력 있는 도시로 도쿄가 5위를 차지하고 있었으며 몇 가지 배울 점은 첫째, 교통질서는 교차로에서 좌우를 반드시 살피고 아우 먼저 형님 먼저 서로 양보하며 천천히 출발하고 있으며 아무리 급해도 경음기를 울리는 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둘째, 거리마다 우리 관광객이 간다고 대청소를 한 것처럼 거리가 너무 깨끗했으며 휴지 한 장 거리에 보이지 않았다. 셋째, 거리에 다니는 자동차는 80%가 소형차이며 중대형은 가끔 눈에 띄었다. 넷째, 주택은 너도 나도 오밀 조밀 소형주택을 소유하고 있으며 연료절약 차원에서 모두 다다미방으로 만들어 사용하고 있었다. 다섯째, 세면장에는 어린이나 장애인을 위한 발판이 준비돼 있는 것도 보기 좋았다. 여섯째, 커낼시티의 주변에 많은 일본 중고생들이 현장 학습을 하고 있었는데 유심히 여학생들의 교복을 보게 됐고, 한결같이 치마는 무릎 아래까지 내려와 단정히 입고 있는 모습이 더욱 정숙해 보였으며, 우리나라 여학생들의 교복 치마는 계속 짧아만 지고 있는 것은 왜일까? 그 외 우리들이 본받을 것이 많이 있었으나 일일이 열거하지 못함이 아쉽고 일본 사람들 모두 한결같이 친절한 모습은 빼놓을 수 없었다.

 후쿠오카를 방문하고 느낀 점은 오늘날 일본의 경제적 부가 어느 날 하루아침에 우연히 주어진 것이 아닌 오랜 시간을 두고 쌓아온 역사의 산물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밤을 환하게 밝히고, 자신을 과시하기 위해 일부러 대형차를 선호하는 우리의 모습이 떠올라 진정 참다운 삶의 자세가 어떠한 것인가를 다시 한 번 되돌아보는 좋은 계기가 됐으며, 후쿠오카로 떠날 때보다 한국으로 오는 비행시간이 짧게 느껴졌다. 모든 여행도 아마 떠날 때보다 돌아올 때가 시간이 빨리 가는 것은 우리 모두의 생각이며, 나에게는 좋은 여행이 준 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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