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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영근 경기도 교통국장
수도권은 한반도의 중심이다. 수도권을 빼고는 대한민국을 얘기할 수 없다.

 경기도 인구가 지난 2002년 1천만 명을 돌파한 후 14년 만에 1천300만 명을 넘어섰다. 2017년 3월 말 기준으로 경기도 총인구는 1천312만 명이며, 전국 5천286만 명의 인구 중 25%가 경기도에 모여 산다. 여기에 서울과 인천의 인구까지 더하면 대한민국의 50%가 수도권에 거주한다. 2명 중 1명은 수도권 주민인 셈이다.

 경기도와 서울, 인천을 잇는 수도권은 이미 하나로 연결된 거대도시권이고 하나의 생활권이다.

 매일 아침 6시부터 9시까지 경기도에서 서울시로 가는 통행량은 무려 175만이다. 직장인 평균 통근시간 58분인데, 수도권 출퇴근 평균 통근시간은 무려 1시간 36분이 걸린다. 광역교통망 구축이 절실한 이유다.

 그러나 광역교통 문제에 대해서는 시·도별로 입장차가 존재한다. 서울로 출근하는 경기도민은 서울 도심으로 직접 가는 버스 증차를 원하고 서울시는 혼잡과 대기질 문제를 이유로 증차에 부정적이다.

 서울시는 서울시민만을, 경기도는 경기도민만의 입장을 대변하려고 한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불편을 호소하는 현재의 경기도민이 어제는 서울 시민이었다는 사실이다. 많은 서울시민들이 전세난으로 인해 경기도로 이사하고 있다. 사실상 행정구역이 무의미해진 것이다.

 주민은 행정구역에 관심이 없고 광역교통 문제 해결을 원할 뿐이다. 단지, 아침 출근시간에 광역버스에 편안히 앉아서 상쾌한 마음으로 출근하고 편안히 일터에서 일하고 싶을 뿐이다.

 도로는 모두 연결돼 있고 차동차는 모든 지역을 갈 수 있는데 행정은 아직도 자기 구역 안에서만 이뤄지고 있다.

 지자체 간의 광역교통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대표적인 예가 사당역 비가림막 설치였다.

 많은 경기도민이 사당역에서 버스를 기다리면서 비를 맞거나 햇볕에 노출되면서 불편을 겪어 왔다.

 이를 해결하고자 경기도에서는 2008년 7월부터 서울시에 사당역 비가림막 설치를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그러나 사당역 비가림막은 5년이나 지난 2013년 7월에 설치됐다.

 하루 3만 명, 퇴근시간에는 2만여 명이 몰려 북새통을 이루는 사당역 비가림역 설치가 절실함에도 5년이나 걸린 이유는 서울시에 있는 시설인데도 이용객의 대부분은 경기도민이기 때문에 설치 주체와 재원 분담 등 여러 가지 걸림돌이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 워싱턴,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등 주요 선진국 대도시권에는 수도권 교통문제 해결을 위한 광역교통기구를 이미 운영 중이다. 이런 선진국들은 모두 지방자치의 본산임에도 분권에 역행하고 있다고 얘기하지 않는다.

 교통문제를 자치분권의 문제가 아니라 주민 행복의 입장에서 거시적으로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도 행정구역으로 나뉜 교통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수도권광역교통청이 필요하다. 설립 추진에 대해 여러 가지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

 비수도권에서는 왜 수도권만 설치하는가라고 얘기하고 일부 분권론자는 자치분권에 역행한다고 얘기할 수 있다.

 하지만 수도권광역교통청 설립은 중앙과 지방분권의 문제도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문제도 아니고 경기도, 서울시, 인천시 개별 기관의 주도권 문제도 아니다.

 오로지 주민의 행복권에 대한 문제이고 어떻게 하면 주민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출퇴근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서 출발해야 한다.

 앞으로의 수도권 교통정책은 기존의 행정단위를 벗어나 수도권이라는 큰 틀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

 그리고 효율성과 전문성을 가질 수 있는 시스템 구축과 법적 기반을 갖추는 동시에 각 부서의 유기적인 협업을 통해서 이뤄져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체계를 갖고 주민들이 교통 서비스 개선을 직접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수도권 교통서비스 수준이 향상돼 누구나 안전하고 편리하게 대중교통을 탈 수 있기를 희망한다.

 수도권광역교통청 설립을 통한 수도권 교통문제의 해결이야말로 주민들에 대한 복지이자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무엇보다도 잃어버렸던 주민 행복권을 돌려주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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