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순휘.jpg
▲ 장순휘 청운대 교수
12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2층 로비에서는 이종명 의원실 주관으로 호국보훈의 달 기념 특별사진전 ‘국군을 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당신을 지키는 사람들’이라는 전시회가 기획돼 16일까지 진행 중이다.

 이번 특별사진전은 엉클어진 실타래처럼 꼬인 안보상황 하에서도 전후방 각지에서 묵묵히 군인의 소명을 다하는 우리 국군장병을 사진으로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과거의 사진전과는 달리 한국전쟁 당시의 구태의연한 흑백사진이거나 군간부 중심의 영웅주의적 사진전이 아니고, 병 중심의 육·해·공군 생활의 사진전이기 때문에 장병들의 인간적 내면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잘 준비된 기획사진전이라 할 것이다. 전시회를 주관한 이종명 의원(육사 39기)은 환영사에서 "군인 한 사람, 한 사람이 흘리는 땀과 눈물이지만 그것이 이 땅에 스며들어 맺는 열매를 우리 모두가 누리고 있다"고 말하면서 "조국의 부름을 받은 청춘들의 대가 없는 최선을 보는 것"이 사진전의 취지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사진 속에는 아름다운 군인들이 발견되고 있다.

 통상 군 관련 각종 사진전이 기계장비적 시각위주였다면 이번 특별사진전은 병사들이 흘리는 땀과 눈물과 노고를 재발견할 수 있는 인간적인 따뜻한 시각에서 접근한 점이 특징이라고 할 것이다.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뜻깊게 하는 행사다. 호국보훈행사를 접하다 보면 국내 행사 위주로 준비되는 점이 있는데 이점은 세계 10위권의 경제기적을 이룩한 국가적 위상에서 다소 편협하게 비춰질 수도 있다.

 지난 현충일 대통령의 추념사에서 지금의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 존재하는데 결정적인 헌신을 한 미군을 포함한 UN군 참전용사와 한미동맹의 상징 주한미군(USFK)에 대한 감사가 누락된 점은 우려스러운 일이었다. 우리가 살면서 배은망덕하다는 말만은 들어서 안되는 것이 개인이나 나라나 어찌 다르겠는가?

 지난 10일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미2사단 창설 100주년 축하행사를 준비해 주한미군 장병을 초대했다. 이날 행사주제는 ‘우정을 넘어선 미래를 위한 약속’로 의정부(Camp Red Cloud)시와의 50년 회고와 평택(Camp Humphrey)으로 이전하는 이별의 아쉬움과 감사를 나누는 감동의 자리를 준비했다. 그러나 일부 진보언론 및 시민단체의 공연 가수들과 소속사에 대한 SNS상의 인신공격성 악성 댓글이 포부어지면서 행사는 엉망진창이 되고 말았다.

 미2사단은 한국전쟁 당시 파죽지세로 밀고 내려오는 북한군을 저지하고 UN군이 승리의 전환점이 됐던 지평리전투에 참가해 혁혁한 공을 세웠고, 평양에 입성한 첫 번째 미군사단이다. 이 과정에서 전사 7천94명, 부상 1만6천237명, 전쟁포로 1천516명, 실종 186명이라는 희생을 감수한 고마운 부대이다. 당시 이 땅에서 순직한 미군 장병들 역시 호국보훈의 차원에서 기려야 할 우리의 호국영령이라 할 것이다. 그리고 현재까지 한국에 남아 있는 유일한 미군 전투사단으로 한미연합 전력의 중추적인 부대로 북한군이 가장 두려워하는 한미동맹의 약속과 힘의 상징이다. 진보언론과 시민단체가 시비한 것은 15년 전 발생했던 ‘고 효순·미선 양 사건’이었다. 사과와 처벌이 끝난 과거 사건을 갖고 미2사단 100주년 축하행사를 무산시키는 것이 옳았던가는 꼭 돌아봐야 할 것이다.

안 시장의 말대로 "분심은 강물에 씻고 은혜는 돌에 새긴다"는 말처럼 그 행사는 얼마 후 영원히 의정부시를 떠나는 50년 친구를 보내는 인간적인 도리를 다하는 자리인 만큼 행사를 망가뜨리는 과격 행위는 자제했어야 했다. 잔치에 초대돼 반미세력에 충격을 받았을 주한미군 장병들에게 위로와 함께 결코 그 일이 한국민 대다수의 생각이 아니라는 것을 전했으면 한다. 호국보훈의 달에는 호국영령을 기리고, 나라사랑의 마음도 살피고, 안보의식도 재점검하고, 참전용사에 대한 감사를 나누는 시간뿐만 아니라 이 땅의 평화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희생하신 UN군 전몰장병들도 함께 기리는 시간이어야 한다. 더욱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주는 주한미군은 한국인의 정으로 격려해주는 그런 호국보훈의 달이어야 한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